유류파고를 헤쳐 가는 은륜의 물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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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국의 공단종업원들이「자전거 타기」와 걷기의 생활화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귀미 수출공단 2백6개 입주업체의 남자종업원 1만5천7백여 명 가운데 30%인 4천여 명이 자전거「페달」을 밟아 출퇴근하고 있으나 미처 자전거를 구입하지 못한 2천여 명은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공단에 「자전거 타기 운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4월 중순. 공단본부가 「에너지」절약방안의 하나로 입주업체 종업원들에게 자전거월부(월부) 구입을 알선하면서부터다. 귀미 공단은 귀미 시에서 6km떨어져 있고 공단 내 연장도로(38km)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업무를 보기에 알맞다.
K주식회사에 근무하는 남영수 씨(34)는 4년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면서『건강에 좋고 만원「버스」속에 시달리지 않아 매일 상쾌한 기분으로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7·10인상」이후 자전거구입 희망자가 급격히 늘어 공단본부 남자종업원은 물론 2만5천6백여 명의 여성근로자들에게도「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로 하고 자전거 살 돈을 각 업체에서 전액 융자해 주기로 했다. 또 올 가을에는 기업체간에 자전거 경주대회를 열어 친목을 돕기로 했다.
공단본부는 6km이내「자전거 타기」운동과 함께 3km이내 걷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석유류 가격이 인상되던 날 자전거를 가진 4백여 명의 K정밀종업원들은 퇴근길에 공단을 일주하면서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공단본부는 공단종업원들의 자전거 타기·걷기 운동이 본 궤도에 오르면· 공단내 각 업체의 업무용차량 운행이 30%정도 줄어들고 하루평균 6백ℓ의 휘발유소비가 절약돼 윌6백70만원의 경비가 절감될 것으로 젼망하고 있다.

<자전거 출퇴근 직원 늘어 포항·여천공단>
포항공단의 경우 원래 지형적으로 자전거 출퇴근자가 많았으나 최근 더욱 자전거 인구가 늘어 전체 공단종업원 2만5천여 명 중 절반 가량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있다. 더우기 자전거 전용도로가 3곳이나 돼 아침·저녁 출퇴근 때는 자전거 행렬이 1∼2km에 이르러 장관을 이루고있다.
모 공단종업원뿐 아니라 중·고생들도 50%이상이 자전거로 등 하교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자전거 인구는 3만5천여 명으로 추산돼 전체인구 20여만 명의 6분의1정도에 이르고 있다.
여천공단의 경우는 전체종업원 1만여 명 중 자전거 통근자가 2천명 정도로 급격히 늘고 있다.
자전거 타기는 공단·학교뿐만 아니라 관청에까지 파급돼 경북도는 김무연 지사가 자전거 타기를 권장, 지난 14일 경북도청의 1천여 직원 중 3백20명이 주문했다. 경북도는 하급직 1백 명에게는 구입대금 전액을 융자해 주기로 했다. 【대구·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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