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극장가에도 불황회오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불경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중의 하나가 가요·영화등 연예분야다. 「레코드」판매량이
부쩍 줄어들었고 문을 닫은 영화관이 늘어나는가 하면 개봉관 관객수도 많이 떨어졌다. 지난 3월
부터 시작된 이같은 불황은 하한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가요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새로 출반된「디스크」의 종류는 모두 2백32종인데비해
올해는 2백 96종으로 28%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예년의 42%(77년), 57%(78년)성장에 비
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신보가 줄어들었을뿐만아니라 「디스크」의 반품비율도 크게 늘어났다.
A사의 경우 78년 월별 평균 반품비율이 7%에 지나지않았으나 지난 3월부터 5월까지는 월평균
38%로 늘어났다.
이것은 다른「레코드」회사도 거의 비슷하며 PD「메이커」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같은 파동으로 5월초 「레코드」도매상인 Y음악사와 T「레코드」점이 부도를 내고 문을닫았
다. 「레코드」가의 거래는 얽히고 설켜있는 형편이라 Y음악사와 T「레코드」점의 부도는 다른
도·소매상에도 영향을 미쳐 2, 3개의 큼직한 도매상이 덩달아 부도직전이란 소문이다. 이 때문에
각 「레코드」사는 이미 갖다놓은 「디스크」를 도로 실어오느라고 소동을 빚기도했다.
「클래식」음반쪽은 대체로 타격이 적은편. 지난해 1∼5월사이 1백14종이 출반된 것이 올해는
66%가 늘어난 1백89종의 신보가 출반됐다. 「클래식」인구의 착실한 성장때문인 것 같다는 진단
이다.
영화쪽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포스터」만 붙이면 관객이 몰려온다할만큼 호황이었으나 금
년 2월을 고비로 관객은 3분의1이나 줄었다.
78년의 경우『겨울여자』의 58만6천명을 선도로『내가버린여자』의 38만명등 20만명을 넘게 동
원한 영화가 5편, 10만명을 넘긴 영화가 『화려한 외출』『갯마을』등 7편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는 사정이 다르다.
10만명을 가까스로 넘긴 영화가 고작 3, 4편에 불과해 지난해의 기록을 따라잡기엔 벅찬 형편
이다. 특히 공륜의 「시나리오」심의편수마저 지난해1∼5월사이의 71편이 올해는67편으로 떨어져
영화제작의 위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여파로 올해들어 문을 닫은 극장이 10개소(전국).
더군다나 당국의 「에너지」절약방안의 하나로 상영횟수를 줄이고 1부1일 휴관토록 한다는 얘
기까지있어 극장은 더욱 주춤해 있는 실정이다.
제작편수가 줄어들면서 감독·연기·촬영·조명·편집등 관련 영화인까지 덩달아 일감을 잃고
있다. 잘팔리던 감독들까지 4개월 동안 놀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