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대리점서 급유량 10∼30% 줄여|시내버스 30% 발묶일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석유파동으로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의 운행이 위협받고 있다. 「에너지」절약 2단계조치(6월5일)가 발표된 이후 서울시내「버스」회사에 기름을 대고있는 석유대리점들이 지난9일부터 공급량을 종전보다 10∼30%줄여 공급하거나 감량계획을 통고해 시내「버스」의 3분의 1이 발이 묶일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내 90개 「버스」회사 가운데 3개회사에 경유를 공급하고 있는 대신석유(서울충무로·경인「에너지」대리점)는 지난9일부터 공급량을 30% 줄였으며 또다시 20% 더 줄여 공급할 계획이다. 또 18개 서울시내「버스」회사에 기름을 공급하고 있는 흥국상사(서울이촌동)도 2단계 「에너지」절약대책이 발표된 후 10∼30% 감량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공급량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시내「버스」회사측은 운행횟수를 줄이거나 배차간격을 조정하고 1회 왕복에 기름한번 주입 등으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영동교통(잠실3동∼광화문간 운행⑭·136·137번)의 경우 경인「에너지」산하 대신석유로부터 하루 경유 30「드럼」씩 갖다 썼으나 9일부터 20「드럼」밖에 배정받지 못해 보유댓수 50대 중 34대만 운행하고 나머지 16대는 차고에 대기시켜놓고 있다.
이 회사 총무과장 이학범씨(37)는 서울시당국과 대신석유측에 정상공급 대책을 요청했으나 『정유회사에서 줄여 배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하고 이대로 나가다가는 「러시아워」의 승차난이 극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서울승합(명일동∼을지로4가∼청량리간 운행 300·368번)은 흥국상사에 하루 60「드럼」을 주문하고 있으나 40「드럼」밖에 배정하지 않아 「버스」92대 가운데 20여대를 제대로 굴릴 수 없는 형편이다.
9일에는 모자라는 기름을 보충하려고 회사근처 광성주유소(촌호동네거리) 등 시중주유소에 긴급지원을 요청했으나 한방울도 얻어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종전기름을 「버스·탱크」에 가득 넣고 운행하던 것을 1회 왕복할 때마다 20ℓ씩만 주입, 배차간격을 넓혀 운행하고 있다.
이밖에 수도교통(마천동∼동대문간 운행 572번)도 흥국상사에 이틀분 80「드럼」을 요구하고 있으나 60「드럼」밖에 배정하지 않아 62대의 운행횟수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1주일전이부터 공급량이 줄어들어 매일 석유대리점에 찾아가 싸우다시피하여 기름을 가져오는 등 고충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신석유 영업이사 권영주씨(43)는 지난 7일 경인「에너지」로부터 감량통보를 받은 후 6일째 30%의 감량공급을 받아 3개 거래「버스」회사에 균등배분하고 있다고 밝히고 경인「에너지」측에서 금명간 20%를 더 감량한다는 구두통보를 해와 기름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흥국상사 고 배욱찬 기획과장(38)은 6월초부터 유공으로부터 경유를 10∼30%씩 감량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버스」의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내에는 총6천4백54대의 시내「버스」가 있으며 이중 하루 5천7백대가 운행, 7백만명을 수송하고 있다.

<평균 30% 줄여 공급>
경유 공급선인 정유3사중 대한석유공사는 하루 정유용량 28만「배럴」가운데 20%정도 원유공급이 감량됐으며 호남정유는 최근 국제원유사정 악화와 시설보수 등으로 하루 정유능력 23만 배럴」가운데 13만「배럴」씩만 정유하고 있다.
또 경인「에너지」는 하루용량 6만「배럴」가운데 5만2천∼5만5천「배럴」밖에 정유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30%정도 물량이 부족한 편이며 경유사정도 덩달아 물량부족 현상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공은 서울에 경유를 공급하고 있는 남서울「터미널」의 「탱크」보수관계로 일부 대리점에 공급이 잘 안됐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