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의 43세 가정주부 이덕휘씨|대입 검정고시에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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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시교육위원회는 16일 79년도 제1회 고교 및 대학입학자격 검정고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고입검정에는 8천l백32명(남자4천1백14명·여자4천18명)이 지원해 2천3백6명(남자 1천4백43명·여자8백63명)이, 대입은 9천3백29명(남자7천4백61명·여자l천8백68명)중 2천7백63명(남자 2천3백36명·여자 4백27명)이 각각 합격했다.
고입에서 최고득점자는 김정호군(16·서울동신고등공민학교졸)으로 l백점만점에 92·7점을 얻었고 최연소는 신동철군(13), 최고령은 한은희씨(45) 가 차지했다.
대입에서는 심형태씨(25)가 90점으로 최고득점, 최연소자는 박성진군(14), 최고령자는 이덕휘씨(43)로 밝혀졌다.
고입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는 아진교통소속 김영란양(19)등 서울시내「버스」안내양 8명이 나란히 합격, 고달픈 일과와 불우한 환경속에서도 배움의 뜻을 굽히지 않아 주위의 칭송을 받고있다.
김양등은 격일제이기는 하지만 하루18시간씩 만원「버스」에 시달리면서도 비번날에는 빠짐없이 학원에 나가 하루7시간씩 수업에 열중해 왔었다.
대학입학자격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 주부 이덕휘씨(도봉구번동104의4)는 각과목 1백점만점에 평균 71점을 얻었다.
이씨는 바로 1년전인 지난해 고입검정고시에서도 서울시내에서 최고령으로 관문을 뚫어 화제를 모았었다.
4남매의 어머니이기도한 이씨는『성장과정에서 나라와 함께 6·25의 불운을 겪어 국민학교 밖에 나오지 못해 나 자신의 인내심도 시험해 볼겸 한번 정한 목표를 꼭 달성하여 자녀들에게도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2년전 집 근처 수도학원의 고입검정반에 처음 등록 했을때 학생들이나 강사마저도『가정이나 돌볼 일이지 나이든 아주머니가 별난데를 다 나온다』고 핀잔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씨는 자녀들이 자라나면서 공부를 하지 못한 자신(31년전 경기도 포천군 신북국교졸업)이 자녀들의 공부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워 꼭 공부를 계속하리라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한편 영예의 고입검정고시합격통지서를 받은 8명의「버스」안내양은 다음과 같다.
▲공미자양(20) 신승여양(18) 장영희양(18) 황인복양(17)이상 영신운수▲장정이양(21·한성여객)▲김혜영양 (18·상원여객)▲하말례양(19·신인운수)▲김영란양(19·아진교통)【홍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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