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책] 경성 고민상담소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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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성 고민상담소(전봉관 지음, 민음사, 324쪽, 1만9800원)=근대문화 연구자인 전봉관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과 교수가 1920~30년대 일간신문 독자문답란에 실린 상담내용을 통해 당대 사회상을 살핀다. 기혼남성과 사랑에 빠진 여성, 동성친구를 마음에 두고 괴로워하는 사연 등은 당시 가족윤리와 성윤리가 지금보다 금욕적이거나 절제된 것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문화 유전자 전쟁(칼레 라슨·애드버스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432쪽, 2만8000원)=‘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를 처음으로 제안했던 저자가 시장에 무한신뢰를 보내는 주류경제학에 맞서 새로운 문화 유전자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유명 경제학자들의 글과 경제 현실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이미지를 함께 실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절망에 반항하라(왕후이 지음, 송인재 옮김, 글항아리, 572쪽, 3만원)=칭화대 인문학부 교수인 저자가 쓴 루쉰(魯迅) 연구서. 중국에서 출간된 지 30여 년 만에 한국에 번역돼 나왔다. 『광인일기』 『아큐정전(阿Q正傳)』을 비롯한 루쉰의 저작에는 인도주의는 물론 사회해방 운동에 대한 관심, 중국 사회의 신분제도와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어느 지구주의자의 시선(안병옥 지음, 21세기북스, 280쪽, 1만4000원)=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인 저자는 “기후변화는 지구 생존의 문제다. 그런데 우리는 시급한 생사의 문제를 뒤로 미루고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의 연비를 높이는 등의 녹색기술만으로는 기후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으며, 대규모 개발과 대량 에너지 소비 등 현재 우리의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할매의 봄날(이영복 글, 신미숙 그림, 책미래, 184쪽, 1만원)=78세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이영복 할머니가 10여 년간 써 온 시와 편지, 일기글을 모았다. 한글학교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 글씨를 잘 쓰고 싶다는 바람,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 건강하게 자라준 자녀들에게 전하는 감사 등 소박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 담겼다.

나 혼자만의 시 쓰기 비법(한승원 지음, 푸르메, 316쪽, 1만4800원)=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며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을 출간했던 저자가 이번에는 시의 세계를 안내한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을 갖고, 늘 좋은 시를 읽고 암송하며, 다른 시인들의 시쓰기 비법을 터득해 자신만의 비법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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