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에 대처하는 적십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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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일은 32회 째를 맞는「세계적십자의 날」이다. 세계적십자운동의 창시자인 「앙리·뒤낭」의 탄생
일을 기념하기 위해 1948년 처음으로 제정된 이날은 올해로 그의 탄생 1백 51주년을 맞는다. 이날
전세계 1백25개 회원국은 갖가지 기념행사를 벌여 그 참뜻을 기리는 외에 구체적인 보천강령을
차질 없이 구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올해 「세계적십자의 날」주제는「고난에 대처하는 적십자」로서 인간이 겪는 고난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전 인류가 기여하고 있는 적십자의 기본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1858년 6월 24일 「나폴레옹」에 의한 「솔페리노」전투의 참상을 전해들은「뒤낭」이 국적을 초
월하여 부상자들을 구호한 것이 세계적십자연맹 탄생의 계기가 된 것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이같이 적십자의 정신은 국가와 인종·종교를 초월하여 인류박애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초 부상자들의 구조에서 출발한 이 운동이 이제는 폭을 넓혀 세계 각처의 단순한 재해구호활동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활동에까지 활발히 움직이는 것도 이같은 박애의 정신에 뜻을 둔 것이라
하겠다.
창립 74주년을 맞은 대한적십자사는 올해도 예년에 못지 않게 활발한 활동을 약속하고 있어 큰 기
대틀 갖게 한다.
이미 한적은 지난 한해동안 3만여 가구에 달하는 재해민 구호활동과 2천 5백여 명에 대한 언청이
무료 성형시술·병원선운영·보건교육 등 보건사업, 10만명분에 달하는 헌혈사업 등을 폈고 병원
선의 진료실적만도 연인원 95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구호물대의 비축을 늘리고 청주·마산·목포·제주 등에 4개 혈액
원을 증설, 모두 15개 혈액원을 운영, 혈액사업을 확대하여 언청이 무료시술의 2차 사업을 계속하는
등 폭넓은 의료보건사업과 함께 사회·복지사업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사업 중 륵히 우리는 이미 중단상태에 들어간 남북한적십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노력과 올해가「세계아동의 해」인 만큼 어린이에 관한 특별사업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3O년간의 남북분단상태에서 남북으로 흩어진 이산가족을 찾아주자는 지극히 인도주의적 적십자정
신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제의가 몇 차례 형식적인 회동끝에 북적의 무계의로 유야무야 되고만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한적이 올해 사업목표에서 이미 밝히고 있듯이 남북적십자본회담의 재개를 위한 노력은 결코
단순한 올해의 사업만으로 그칠 일도 아니며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과제인
것이다.
어린이에 관한 사업 역시 비단 금년에 국한됨이 없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국민의 참여의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적십자사업은 전국민이 내는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뒤낭」이 외친바『우리는 모두 형제』란 뜻과 같이 서로 돕고 보살
피자는 봉사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전국민이 적십자회원이 된다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몇가지 국내외적인 특수한 여건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숭고한 적십자활동을 위한 전국민의 호응과
적극적인 삼여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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