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범행기획에 가담했다"|20대 공원 수사본부에 출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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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효주양 납치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수사본부(본부장 조성규 중부서장)는 사건발생 11시간만인 14일 하오 7시30분쯤 현장에서 11㎞ 떨어진 부산시 북구 감전동 광명산업 앞길에서 범행에 사용했던 경남1나 1308호 감색 「포니」 승용차를 발견, 차량전문 절도범과 동일수법 전과자·문창 수산의전 현직운전사·가족주변과 이미 구속된 매석환의 연고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펴고있다.<관련기사 6면>

<공범제의신고>
효주양의 납치범에게 포섭돼 1차 범행기도에까지 가담했다는 서필규씨(23·공원·부산시 서구 신평동)가 16일 경찰수사본부에 자진출두, 범인이 범행 3일전에 효주양의 납치를 기도했다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지난 10일 상오 8시40분쯤 용두산 공원에 바람쐬러 올라가 「벤치」에 앉아 있다가 흥신소 직원을 사칭하는 27세 가량의 청년과 만나 효주양을 납치한 것을 모의했다는 것이다.
서씨는 11일 상오 8시쯤 효주양 집 근처에서 이 청년이 대기시킨 감색 「포니」 승용차를 타고 7개월 전 효주양이 매석환에게 유괴된 남성국교 정문 앞 김봉식씨(63)집 앞에서 멈춰 자기가 가리키는 아이를 무조건 승용차 「트렁크」에 밀어 넣으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범인은 운전석에서 신문을 펴들고 자신의 얼굴을 가린채 검은테 도수안경너머로 등교길 어린이들을 유심히 살폈으며 50여분 뒤인 상오 9시쯤 『오늘은 실패다… 다음에 오자』면서 현장을 떠났다고 서씨는 말했다.
서씨는 경찰진술에서 이 청년이 27세 가량으로 보였으며 이름이 「장형식」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범인으로 보이는 이 청년은 서씨를 국제시장 부근에 내려주면서 중구 충무동 국도 다실에서 하오2시까지 기다리라고 했으나 범인이 하오 5시까지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범행 차 발견>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는 지난 8일 상오1시∼6시 사이 차주인 공정자씨(37·여·경남 마산시 산호동 6의63)가 집 앞에서 도둑 맞은 것인데 범인은 부산1나8328호 위장번호만을 원래의 번호판에 붙이고 그 위를 다시 검은 천으로 가려놓았다.
경찰은 엄경섭씨(43·북구 감전동 507의12·영목제재소 대표)등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차량유기시간을 사건발생 45분이 지난 14일 상오9시5분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범인이 지난 3월21일 하오8시에서 다음날 상오6시 사이에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1453 신태수씨(47)소유 부산1바8328호 개인 「택시·넘버」를 훔쳐 「바」를 「나」로 고치고 흰 바탕에 푸른 표시의 영업용 「넘버」 색깔을 「페인트」를 사용, 푸른 바탕에 흰 표시로 반대로 바꿔 승용차 「넘버」로 만들어 범행에 사용한 것을 밝혀내고 범인이 적어도 2개월전부터 효주양 납치를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보고있다.
범인은 장갑 등을 사용, 버린 차량에 흔적을 남기지 않아 지문을 채취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행차량이 발견된 곳이 효주양 납치현장과 11㎞ 떨어져 있는 곳이어서 범인들이 이곳에서 다른 차량을 이용, 효주양을 태우고 부산시내를 벗어났거나 당황한 범인이 범행차량 유기장소 근처의 으슥한 곳에 효주양을 숨겨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4개 밤을 편성, 서구 하단동 「에덴」 공원 등 4개 지정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펴고 있다.

<시민의 협조>
경찰은 토성중학교 1학년4반 전성택군(13)이 15일 하오2시30분쯤 서구 서대신동 구덕운동장 부근에서 부산1나6977호 하늘색 승용차에 효주양과 인상착의가 같은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와 머리를 숙인 30대 운전사를 보았다는 신고를 받았다.
전군에 따르면 이곳에 서있는 「택시」를 1분 가량 자세히 쳐다보니 운전사가 당황, 서대신동 귀주 「터널」 이쪽으로 급히 달아났다는 것이다.
또 15일 하오9시쯤 동래구 온천2동 미남 「로터리」 숲 속에서 차 「넘버」가 부산1나, 가1855호 「포니」 승용차 「트렁크」안에서 어린이의 울음소리가 났고 만덕「터널」을 넘어 구포쪽으로 달아났다는 시민의 신고에 따라 이와 비슷한 차량에 대한 수사도 펴고있다. ^^<사진>이 모녀의 상봉을 다시 한번…/유괴 33일만에 어머니 품에 다시 안겼던 효주양. 극적으로 유괴범의 손에서 풀려난 효주양은 그립던 어머니 품에서 감격에 겨워 말을 잊고 눈물만 흘렸다. 효주양의 어머니와 효주양의 급우들은 불운의 이 모녀가 다시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인에게 호소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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