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선단도 스쳐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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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선미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지금 화물선 1척이 선수쪽으로 접근해오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어장을 이동하던 1윌21일밤(백야)「브리지」(선교)에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허룡호2등항해사의 목소리였다.
그것은 3천t급의 소련화물선.
왼쪽으로 5백m 간격을 두고있어 기적을 울러 대화신호를 보냈다. 선원들이 흰수건을 흔들어 댔다. 그러나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은채 거리가 가까와지자 먼저 방향을 틀었고 제「코스」를 되찾아 항진했다.
그후 계속 소련의 포경선과 화물선이 이 해역에 나타났다. 소련어선들이 고래나 「크릴」을 잡아놓으면 화물선이 와서 연료와 식량을 보급해주고 잡은 고기를 실어간다.
그해역은 소련의 남극모기지인 「미르니」기지와 소련이 「폴란드」에 넘겨준 「아스트로·도브로볼스키」기지가 있는 연안이었다.
「미르니」기지엔 비행장과 원자력발전소 병원 실험실등 최신식 시설을 고루 갖춘 하나의 소도시.
그러나 남북호에선 보이지않을 정도로 멀었다.
일본은 올해 「윌크슬랜드」연안에 1개선단 9척, 「엔서빌랜드」연안엔 독항선 13척이 출어하여 「크릴」을 잡고있었다. 일본의 올해 「크릴」조업목표는 4만1천t. 소련의 4만t보다도 1천t이 많다.
남빙양에서 남북호와 만난 일본선박들은 대부분 「크릴」운반 화물선이거나 이미 만선하여 귀국중인 어선들이었다.
그밖에도 서독「프랑스」「폴란드」「칠레」자유중국등이 이미 남극에 진출, 해양조사와「크릴」조업을 실시했다.
한국은 지난해 「크릴」처리가공시험을 끝내고 올해 남빙양에 도착, 최초의 조업과 조사를 실시하여 세계 8번째의 「크릴」 조업국으로 등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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