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은 외국인이 쓰는 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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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문화에 대한 각분야의 연구를 통틀어 흔히 「한국학」 이라 부르나 한국인 자신들이 한국학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강주진박사 (전국회도서관장)는 16일 하오6시한글회관에서 열린 민족문화협회(회장 이은상)의 민족문학강좌에서 이같이 지적, 관심을 모았다. 『동양학과 한국학』 이란 주제로 강연한 강박사는 『한국에 관한 학문이라고 외국인들이 정의하고있는 한국학을 우리들스스로가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것은 주체성을 재창하고 있는 이때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 라고 꼬집었다.
학문이란 연구의 대상이 필요한 것으로 한국가를 대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그는 미「하버드」대나 「하와이」대에서 「코리언· 스터디·센터」 라는 간판을 붙이는 것은 몰라도 대한민국영토안에 한국학연구소의 간판을 다는 것은 수치라고 비판했다고 한국학이란 용어는 외국인들이 사용하는「코리언· 스터디」 를 직역한 말로 제국주의시대「아시아」 지역의 식민지연구를 연상시킨다면서 동양학이란 용어의 변천사를 예로 들었다.
1873년 「프랑스」「파리」에서 처음 열린 동양학대회를 전후하여 쓰이기 시작한 「동양학」 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등 서구열강이 동남아·인도· 인도지나등의 식민지를 지배하기 위한 필요에서 지역연구를 한데서 비롯한다.
이처럼 처음부터 동양인에게는 불미스러운 명칭이었던 이 용어가 지난 73년 「파리」 제29차 대회때 사라져 이회의의 명칭을 국제 「아시아」 인문사회과학자대회로 바꾸었다는 것.
따라서 『식민시대의 불쾌한 냄새를 연상시키는 한국학이란 용어도 이제 우리 스스로가 떨쳐버려야 할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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