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미스에 격렬한 제스처로 선수자극|한대 염철호 감독 리듬이용 연세대를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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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모든 「스포츠」에선 「리듬」을 잘 타야 승리한다는 것이 통념이다. 이 「리듬」은 「팀웍」의 경우 잘 풀려나가다 난조의 늪에 빠지기도 하는 것으로 선수 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이같이 경기가 잘 풀려나가게 하기 위해 「코치」들은 선수교체 등의 작전 이외에 신경전을 쓰기 마련이다.
15일 벌어진 한양대-연세대의 농구경기는 이 같은 신경전이 주효한 한판승부였다.
초반부터 장신의 연세대는 한양대를 일방적으로 유린, 12-2·26-12 등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 팔목을 비틀듯 여유 있게 요리해 나갔다. 전반 4분을 남기고 42-25로 앞선 연세대의 안종관이「슛」을 날리자 심판진(김성덕·김학영)은 「골인」은 인정하면서도 「골인」후의 「파울」을 지적, 「인플레이」 를 지시했다.
이때 한양대 염철호 감독은 『연대「파울」이면 연대는「팀·파울」(반칙총계가 10개가 넘으면 이후부터 모든 반칙에 자유투 2개를 상대「팀」에 허용하는 규칙)에 걸려있어 왜 우리「팀」에 자유투를 안 주느냐』고 우통을 벗어 젖히면서 격렬하게 항의했다. 결국 옥신각신 끝에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여 한대에 자유투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는 묘하게 흘러 한대선수들은 갑자기 투지를 보이며 「슛」이 터지기 시작한 반면 연대는 반대로 위축된 경기를 벌여 점수차가 좁혀지면서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결국 후반9분께 연대의 주축인 「센터」조동우가 5「파울」로 퇴장하면서 전세는 급격히 한대쪽으로 흘러 연대는 어이없이 「게임」을 놓치는 결과가 초래되고 말았다.
한대의 염감독은 『경기가 하도 풀리지 않아 고심하고 있던 차에 심판의 「미스」가 나와 치사한 방법이지만 격렬한 「제스처」를 보여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었다』고 겸연쩍게 웃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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