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향의 미국 순연|"안목 넓힐 전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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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립교향악단(지휘 홍연택)은 오는 11일 창단 23년만의 첫 해외나들이로 미국 순회연주회를 떠난다. 능력별 배석, 불량·악기 개비, 빈번한 외국지휘자 초청연주회, 1일 평균 5∼6시간의 연습(종전 2∼3시간) 등으로 지난 l년간 착실한 준비를 해온 국향이 드디어 14일 「캘리포니아」주「엘·카미노」대학에서의 연주를 「스타트」로 하여 약 50일간 미국전역을 돌면서 총22∼23회의 연주회를 갖는 긴 여정에 오르게 된 것이다.
미국의 동양계 음악「프러모터」인 「가즈코·힐리어」국제재단의 주선으로 도미 연주길에 오르는 국향단원은 상임지휘자 홍연택씨, 국립극장측 「스태프」 l명을 포함하여 총1백2명.
계약조건은 연주장 대관료·선전비·미국 내에서의 「호텔」비와 교통비·악기수송비는 초청자 측이 부담하고 한국은 서울과 「로스앤젤레스」간의 왕복비행기값과 연주여행 중 단원들의 식비를 부담한다는 것.
이러한 조건은 10여년전 일본NHK교향악단, 78년 일본 동경 「필」의 미국순회연주회 때와 같은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향의 미국순회연주회를 위해 국립극장은 약l억5천만원의 별도예산을 책정했다.
미국순회연주회를 위해 국향이 준비한 「레퍼터리」는 총9곡. 한국곡으로는 김성태작 『카프리치오』, 박동욱작 『타악기 합주를 위한 대비』, 강석희작 『달하』3곡. 그밖에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3번』, 「바그너」의 『「라인치」서곡』, 「시벨리우스」와 「파카니니」의 『「바이얼린」콘체르트』,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콘체르토』등. 이상의 10여곡은 6종류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연주되는데 현재 구미에서 연주활동을 하고있는 「바이얼린」의 강동석씨, 「피아노」의 백건우씨가 참가하여 협연한다. 지휘자 곽승씨(현미 「아틀랜타·심퍼니」상임지휘자)도 미국에서 합류하여 8∼9회의 연주회를 지휘한다.
이번 미국으로의 순회연주회를 앞두고 국향은 불량악기개비라는 오랜 숙제도 어느 정도 해결. 「콘트라베이스」타악기 등 국향소속 악기를 대량 바꾸었다. 「바이얼린」「첼로」「트럼펫」등 현악기중심의 개인악기는 약1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1인당 3백만원까지를 10년 거치 연6%이자로 10년 상환의 후한 조건으로 악기개비자금을 융자해주어 30여개 악기가 보다 좋은 것으로 바뀌어 6천「달러」수준이 되었다.
「뉴욕」의 「링컨·센터」·「카네기·홀」(31일·2월1일),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29일)등을 비롯하여 미국전역 20여개 일급 연주장을 누빌 국향의 이번 연주여정은 귀국길에 일본에 들러 2월28일 동경 NHK「홀」에서의 연주회를 끝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국향의 이번 미국순회연주는 서양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갈채를 받자는 것이 아니라 교향악단 단원 각자가 새로운 경험으로 안목을 넓혀 한국교향악단 발전의 새로운 자극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 국립극장측 담당자의 얘기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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