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로 상징되는 아리송한 현대분위기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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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예선을 통과한 14편의 작품가운데 마지막까지 고려의 대상이 된 작품은 엄인희의 『토우』, 김철진의『사랑놀이』, 장지은의 『당신의도시』, 윤흥식의 『먹중잡이』, 최정주의『안개를낚다』등이다.
『토우』는 토속적 재미를지닌 대사와 상징적 분위기가 호감이 갔고 『당신의도시』는 재치있는 대사,신선한 감각등이 살만했다.『먹중잡이』는 연극적 재미를 살린 뼈대가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희곡으로서는 문학성이 약한것으로 느껴졌고 반대로 『토우』나 『당신의 도시』 는 연극적구성이나 전개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사랑놀이』와 『안개를 낚다』는 문학성과 연극성이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두작품 다 당선작으로 손색이없다고 생각되었으나『안개를낚다』를 당선작으로 미는데 의견의 일치를 본것은 뮌가 보다 신선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개를 낚다』는 우선 상황설정이 연극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되었으며 『안개』로써 상징되는 아리송한 현대적분위기가 연극적 표현을 얻는데 성공했다고 생각된것이다.
최근에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희곡들도 연극계의 흐름을 반영해서 퍽 다양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연극적재미에 치중하는 작품도 있고 문학적 표현에 보다관심을 보인 작품도 있고 그런가하면 사실적인 묘사에, 또는 상징적인 표현에, 부조리성에 관심을 보이는 작품도 있다. 이처럼 작품경향이 다양해질매 심사위원의 취향이 작품선정에 불가피하게 작용하게 되지만 그러나 우리는 개인적인 취향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의 작품으로서 지니는 의미를 애써 생각해보려고 한다고할까. 『안개를 낚다』는 오늘의 작품으로서 뭔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고 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오화섭·김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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