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은 너무 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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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짜게 먹는다. 일반가정은 물론 식당의 음식도 한결같이 짜고 자극성이 많은 것이 특징처럼 돼있다.
벌써 오래전부터 사람 틈에 소금이 많으면 해롭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돼왔고 실제로 소금을 적게 먹자는 운동까지 퍼지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식성이 여전히 짜다는 것이 영양학자들의 진단이다.
현재 한국인은 하루평균 20g내외의 소금을 먹는다. 그러나 똑같이 곡물주식을 하는 일본사람은 15g, 그리고 「유럽」·미국사람들은 10g내외의 소금을 먹고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국가에선 계속해서 「짜게 먹지말자」는 운동을 펴면서 하루 3∼7g의 소금권장량을 내세우고 있다.
소금은 사람몸의 필수영양소이지만 하루 3.5g정도만 먹으면 충분하고 35g이상 먹을 경우는 무서운 중독현상을 일으킨다.
고혈압환자에게는 소금이 결정적으로 나빠 고혈압치료 식이요법에 소금없는 식사가 개발되고 있다.
한국사람들에게 고혈압 환자가 많은 것이 이 짠음식과 관계가 있으며 특히 부증이 심한 것은 짠 음식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의사들은 말한다. 신장염등의 병에는 소금을 배설못하게 돼 더욱 짠음식이 위험하다. 임신부의 경우도 갖가지 중독증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곡물이나 채소보다는 육류에 소금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한국사람처럼 곡물을 많이 먹는 경우는 자연히 짠반찬을 찾게된다. 그러나 한국인의 기호로서 「맛있다」 할 정도의 짜기는 하루 10g정도면 충분하다고 이대 김숙희박사 (영양학)는 말한다.
별표에서 보듯 한국인의 식탁에 빠짐없이 올라가는 김치를 비롯하여 간장·고추장·된장등이 소금함량이 모두 높은 것이어서 특별히 다른 싱거운 반찬으로 바꾸지 않는한 소금섭취량은 서구인들의 두배를 넘지않을수 없다고 영양학자들은 풀이한다.
대체로 남쪽에서 짠음식을 많이 즐겼는데 6·25이후 이런 식성이 전국적으로 옮겨가서 요즘 서울의 식당음식들까지도 짜진 것 같다.
연대 이기열박사 (영양학)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의 짠 식성을 강요하고 있어 큰문제라고 걱정한다.
학자들은 사람의 식성은 대개 6살 이전에 형성된다고 보고있다. 더우기 현대생활에서 「인스턴트」 식품이 개발되고부터는 「껌」·「초컬릿」·과자등에 들어있는 방부제에도 충분한 염분이 포함돼 있어 어린이들의 소금섭취가 많아지고 있는데 가정에서 이를 더 심하게 하지 않도록 어린이 음식은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이박사는 강조한다.
이왕 식성이 굳어버린 어른들도 짠음식을 피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짠음식 대용」으로 다른 자극성 맛을 권한다. 마늘이나 생강·파·「레먼」·참깨·겨자등이 특히 소금의 간을 대신하는 자극을 준다. 그러므로 양파즙이나 신과실 (「레먼」·귤등)을 당분간 상용하면서 짠음식을 멀리하여 어느 정도 식성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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