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새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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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6일 전남 광주에서는 전국 새마을 지도자 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참석자들은 지난 8년간의 새마을 운동 성과를 결산하고 앞으로의 복지 사회 문화 건설의 결의를 새로이 했다.
새마을 운동은 본래 농촌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한 기술적 개발 전략으로 착수되었다. 농촌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취락 구조와 도로를 개축하는 등 지난날의 농촌이 수반하고 있던 각종 불 합리를 시정하는 일이 그것이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의 참 뜻은 그런 지역적 개축 작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새마을 운동은 점차 그 활동 분야의 확대 과정을 밟아 나가는 도상에서 하나의 종합적 공동체 건설 전략으로까지 연구되기에 이르렀다.
새마을 운동은 초보적인 환경 개선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농촌의 소득 증대와 자율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적극적 자활 전략으로 발전한 것이다.
아울러 새마을 운동은 또한 오랫동안 역사의 주무대로부터 동 떨어져 있던 한국의 농촌과 지역 사회 주민들을 현대사의 주요한 형성 요인으로까지 의식화시키는데 착수했다.
지역 사회 주민들에게 자기 능력과 역할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그것을 자조·자립·협동에 의한 새 생활 공동체 형성으로 투입되게 만든 것이다.
이것은 세계의 여느 지역과 신생국에 비견될 수 없는 주목할 만한 발전 「모델」로 평가된다.
서양의 지역 사회 개발은 주로 영농 기술과 유용 가구의 발달로 집약되고, 공산권의 농촌은 강제 수용소적인 낙후성과 암울이 지배한다. 또 세계 다른 신생국의 지역 사회 개발 전략 역시 「이스라엘」의 「키부츠」처럼 지역 특수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적절히 조화하는데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새마을 운동은 민족적인 특수성과 일반적인 개발 원칙을 적절히 배합하는데 성공하고 있고,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편중성을 다같이 지양하는 가운데 자유롭고 탄력성 있는 「주민 참가의 공동체」를 지향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적 결과는 지역 사회 주민들이 그 동안 모두 열심히 협력하고 일한 덕택이며 그 노력을 적절히 뒷받침하고 밀어준 지도력량 또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새마을 운동의 정신과 상제를 출발 당초부터 주도해온 박 대통령은 6일의 치사를 통해서도 다음 단계의 새마을 운동이 주력해야할 몇개의 주요 목표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농촌 생활 환경의 획기적 개선·농촌 경제의 자율 성장 기반 구축·공장 새마을과 도시 새마을 운동의 활성화, 그리고 유능한 영농 후계자의 양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원대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다음 단계의 새마을 운동이 특히 강조해야할 일은 물량 발달에 발맞춘 의식의 지속적 쇄신 작업일 것이다.
모든 지역 공동체의 생명은 각 구성원들의 사고와 의식이 어떠하냐에 따라 그 소장이 좌우된다.
서양의 농촌 사회 문화가 대도시의 그것 속에 흡수·해체되고 공산권의 농촌이 강제 수용소로 퇴락 하는 까닭, 그리고 다른 신생국의 개발 상황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까닭은 이를테면 그런 독특한 공동체적 철학과 강령이 결여돼 있거나 완벽하지 않은 탓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이에 우리는 오늘의 새마을 운동이 점화한 새로운 공동체 의식-민족 본래의 품앗이 정신과 예의 숭상,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현대적인 생활 의식, 폐쇄적인 아집도 무분별한 모방도 아닌 이성적인 사물관-의 확산을 통해 앞으로의 복지 사회 문화 건설에 적절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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