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 캥거루 뛰노는 이색숙소서 하룻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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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미항(美港) 중 하나인 호주 시드니는 그동안 많은 한국 관광객이 찾은 곳이지만 아직도 신혼부부들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오페라 하우스.하버브리지 등 명소만을 찾아다니다 보면 왠지 허전한 느낌을 갖게 된다. 호주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남반부에 있는 호주는 한국과 달리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북으로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다윈에서 남으로는 멜버른, 서쪽인 시드니에서 동쪽 퍼스까지 비행기로 세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대한 대륙이다.

최근 해외 신혼여행객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로 퍼지는 전염병 사스(SARS)와 이라크 전쟁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는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관광지와 달리 신혼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주 신혼여행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 색다른 잠자리를 찾자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여를 달리면 3백60에이커의 방대한 부지를 자랑하는 '둘라롱 리조트(www.dooralong.com)'를 만나게 된다.

숲으로 둘러싸인 잔디밭에는 동물들이 여유롭게 돌아다니고 공기도 상쾌해 도시생활에 찌든 방문객을 즐겁게 만든다. 목조 본관은 복층으로 된 고전적인 숙소가 인상적이다.

말이나 자전거를 이용해 넓은 리조트를 돌아볼 수 있으며 호수에서는 카누와 수상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요금은 일반실 기준으로 1박당 약 12만~13만원을 받는다.

시드니 시내를 떠나기 싫지만 번잡한 호텔은 꺼려진다면 더블베이에 있는 스탬포드 플라자호텔 (www.stamford.com.au)도 권할 만하다. 1백40개의 객실을 갖췄으며 로비와 객실 모두 고풍스러운 가구와 그림들로 장식한 소위'앤티크 호텔'이다. 차분한 분위기가 마치 유럽의 한적한 마을에 온 느낌이다. 작고 앙증맞은 사우나와 수영장도 이용할 만한다.

화물창고에서 이민국 사무소로 바뀌었다가 이제는 호텔로 탈바꿈한 W시드니호텔(612-9331-9000)도 명물이다.

호텔 정문에 들어서면 어두운 조명 속에 건물 양벽을 따라 객실이 들어서있고 가운데는 텅비어 있어 얼핏'창고'혹은 '교도소'를 연상시킨다. 독특한 내부 구조와 달리 객실은 단순하면서도 깔끔하다.

# 독특한 재미를 찾자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한시간쯤 달리면 헉스베리 강에 당도한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유람을 하다보면 승무원들이 즉석에서 잡은 게와 굴을 요리해준다.

호주인에게도 굴은 정력의 상징이다. 가끔 철갑상어알(캐비어)을 굴에 얹어서 주기도 한다. 차를 마시며 약간의 굴과 게를 먹는 코스와 점심을 먹는 코스가 있다(612-9985-8237).

시드니 서쪽의 명물인 블루마운틴도 가볼 만하다. 단순히 경치만 감상하기보다는 시닉월드(www.scenicworld.com.au)에서 궤도열차와 케이블 카를 타보는 것이 좋다. 45도의 급경사를 내려가는 궤도열차는 마치 땅에 곤두박질하는 듯한 짜릿함을 안겨준다.

시드니 시내에서는 요트와 수상 비행기를 즐길 수 있다. 요트를 타고 시드니 항만을 돌다보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은빛 파도를 가르는 여유로움에 흠뻑 빠져든다.

널찍한 객실을 갖춘 요트 안에서 둘만이 하룻밤을 보내는 신혼여행객용 프로그램도 있다. 가이드는 저녁과 아침까지 미리 장만해주고는 배를 떠났다가 다음날 아침에 데리러 온다. 하룻밤에 약 52만원(www.eastsail.com).

공중에서 시드니 항구를 내려다 보고 싶다면 수상 비행기를 타면 된다.짜릿하고 황홀한 광경이 인상적이다(1300-732-0047).

시드니=강갑생 기자

*여행정보=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매일 한차례씩 시드니를 왕복 운항한다.현대드림투어 (02-3702-2355) 와 모두투어 (02-771-8697) 에서 여행상품을 상담해준다. 문의=호주 뉴사우스웨일즈 관광청 한국사무소(02-752-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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