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에 상냥한 안내방송|차내 스피커 통해…주행땐 공중도덕등 계몽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안내양의 육성대신 차내「스피커」를 통해 승객들에게 정류장과 하차준비를 알리는 자동안내방송이 시내 「버스」에 등장, 차내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고 있다.
『이번 정류장은 퇴계로2가입니다. 내리실분은 요금을 미리 준비해 입구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대한극장 앞에서 정차하겠읍니다』-. 아름다운 목소리의안내방송이 두번 반복되는동안 내릴 준비를 하는 승객들은 안내양의 지친듯한 육성안내를 들을때보다 훨씬 밝은 표정이었다.
손님들이 내리고 탄뒤「버스」가 다음 행선지로 출발하자 「스피커」에서는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의 「월츠」곡이 조용히 깔리는 가운데 차내에서의 공중도덕, 차가 진행중의 안전수칙등이 고운 목소리에 실려 차내에 전달된다.
최근 이와같은 자동안내방송 「시스템」을 달고 운행중인 서울시내노선「버스」는 2백대.
서울시내「버스」운송조합이 시민들에 대한「서비스」개선책의 하나로 50여개조합소속 운수회사에 안내방송녹음 「테이프」3∼4개씩을 배정, 시험적으로 승객들의 반응을 살펴 보기로 한 것이다.
30일 자동안내 방송장치가된 시내「버스」를 처음타보았다는 김경명씨(44·서울 종로구 필운동204)는 『잠에서 덜깬듯한 볼멘소리의 안내양 외침보다 아름다운 음악에 이어 명쾌하게 알려주는 방송으로 출근길이 훨씬 상쾌했다』고 했다. 또 박정숙써(58·여·서울 관악구 방배동528)는 『「버스」맨 뒤꽁무니에 들어가 있을때는 안내양의 목소리를 잘못들어 내릴 곳을 지나쳐 가끔 실랑이를 벌였으나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똑똑한 안내를 들으니 앞으로 안내양과 다툴일도 없게되었다』며 밝은 표정이었다.
안내양 박영득양(22)은 『목이붓고 저녁이면 피가나올 만큼 힘들었지만 이젠「버튼」하나만 누르면되니 이처럼 편할수가 없다』며 손님과의 사소한 시비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운전사 김영창씨는 『창밖에 손을 내놓지 말라든지, 화학약품등 위험물을 갖고 타지말라는등의 안내방송이 안전운행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동안내방송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5만1천원. 시내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새차로 바꾸는 경우안내 방송「시스템」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허상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