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바오로2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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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바티칸」의 「시스틴」성당에선 이틀만에 횐 연기가 올랐다. 2백64대 새 교황이 선출된 것이다. 「요한·바오로」 2세.
그러나 이 흰 연기는 전세계에 두 가지 놀라움을 전해 주었다. 비「이탈리아」인으로, 더구나 공산치하의 동구권 출신이 교황으로 뽑힌 사실이다.
비 「이탈리아」인이 교황에 선출된 것은 1523년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무렵 「네덜란드」 인인 「아드리아누스」 6세 교황이 재위했었다. 그러나 1년만에 그는 서거했다.
이 보다는 공산치하의 「폴란드」출신이 전세계 「로마· 카톨릭」의 지도자가 된 것은 획기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그의 전임자 「요한·바오로」 1세는 『 「레닌」 이 있는곳에 구원은 없다』 고 공언했었다. 바로 그 전임 교황의 법명을 그대로 이어받은 「요한·바오로」 2세는 새로운 구원의 사명을 지게 되었다.
「폴란드」 는 l944년 공산당이 임시정부를 선언한 이래 지금까지 공산치하에 있다. 다만 l956년, 이른바 「포즈나니」 폭동이후 비 「스탈린」 노선을 지향하는 공산국가다. 「고물카」가 집권한 이래「모스크바」파를 지도부에서 일소하고, 다소 부드러운 정치를 펴 오고 있다.
따라서 이 나라 국민의 90%는 계속해 「카톨릭」 을 신봉하고 있으며 종교교육도 허용되고 있다. 「폴란드」 의 「카톨릭」교 지도자인 「스테판·비신스키」추기경은 「반공투사」로서 「폴란드」 는 물론 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있다.
이번에 교황이 된 「카롤·보이티와」추기경은 그동안 「비신스키」추기경의 「유명」에 가리어 무명 성직자로 있었다. 그러나 그의 노익장(58세)과 중도진보적인 입장과 학자적인 인품이 바로 현대가 요구하는 교황의 자질로 평가된 것 같다.
「커누」 「스키」 와 같은 모험적이고 격렬한 운동을 좋아한다는 그의 취미도 인상적이다. 이번 교황의 요건중엔 건강도 충분히 고려된 것 갈다.
「요한·바오로」2세는 일찌기 공산주의의 무신논적 교육을 신랄히 비판하고, 공산세계에서의 종교자유도 요구했었다. 「바티칸」의 전통적인 반공노선엔 변질이 없을 것이다. 「요한·바오로」2세는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10만 군중앞에 처음으로 나타나 「이탈리아」어로 인사했다. 『 「로마」에선 「로마」인으로 행세하라』는 서양의 속담을 그대로 따랐다.영어· 「이탈리아」어·불어·독어등 세계어에 능통한 것은 그를 「보편적인 교황」으로 돋보이게 할 것 같다.
교회의 안팎에서 획기적인 교황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 기대에 맞추어 그런 인물을 교황으로 뽑은 것도 같다. 건강과 지혜와 사랑이 함께 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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