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서 「팝송」옥외공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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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골치「유럽 최대의 「팝송」시장인 서독은 금년부터 옥외공연이 대유행이다. 널찍한 축구장이나 잔디밭에서 공연을 갖고 보니 무제한 청바지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데다가 실내공연처럼 각종 파손비를 물어야하는 고충도 없어 이래저래 성황이다.
지금까지 실내공연에서는 공연 때마다 서로 들어가겠다며 밀고 밀치다가 부장자가 속출하기 일수 때에 따라서는 흥분한 나머지 걸핏하면 실내장식마저 부숴 버려 건물조차 대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흥행업자들의 고충이 많았다.
공연장을 옥외로 옮겨본 결과 예상밖의 성황. 지난 여름 「시즌」중 6차례의 옥외공연에 동원된 청바지 「팬」들은 25만명을 넘어섰으며 8백만「마르크」(약19억2천만원)의 입장수입을 올릴 수가 있었다. 지난 「시즌」에 소개된 악단은 영국의 「스테이더스·쿼」를 필두로「유라이어·히프」「제니시스와 프랑크·자파」등 세계1급의 「팝·그룹」. 악단의 유명도에 따라 동원관중도 큰 차이를 보여 「뉘른베르크」공연때엔 7만여 관중이 운집했는가 하면「뷔르츠부르크」엔 1만명뿐.
하지만 널찍한 공연장이라고 해서 문젯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스피드」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축제인만큼 공연이 있다 하면 고속도로엔 교통사고가 꼬리를 물고 심지어 공연장 부근엔 판매 금지되고 있는「마리화나」가끔 공연히 판매되는 실정이다.
더구나 「뉘른베르크」공연이 끝난 후의 청소는 시 청소과 직원이 총동원되었음에도 꼬박 3일이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또 4만명이 운집한 「로렐라이」공연 때엔 당초 출연예정이던 「제퍼슨·스타십스」가 나오지 않자 무대를 불태워버린 불상사까지 빚어졌다. 아무튼 서독으로선 옥외 「팝송」 공연이 한참 「붐」이고 앞으로 청바지 차림에 「마리화나」를 즐겨 피우는 청소년들이 한꺼번에 수만명씩 몰려 사고도 대형화되리라는 우려다.【본=이근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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