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쇼쇼』변천사 엮은 개국잔치로 〃쇼의 TBC〃를 입증|해설자의 구수한 화술로 MBC 「생활백과」시청자 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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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란 영화가 있었다.
TV오락 「프로그램」의 대종을 이루는 「드라마」와 「쇼」중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이어서 부담감이 생기기 쉽지만 잘 만들어진「쇼」는 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에 최적. 그래서 특히 주말 저녁시간엔 「채널」마다 「쇼」가 「러시」를 이룬다.
22일 TBC의 『개국기념 축하대제전』과 23일의 『쇼쇼쇼』는 이 속세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었다.
14년을 장수해 오는 동안 TBC「쇼·프로」의 간판격이며 우리네 TV 「쇼」의 대명사처럼 된『쇼쇼쇼』의 변천사를 중심으로 엮어진 『축하대제전』은 적절한 녹화 「필름」 의 선택이 흥미를 돋우었다.
이에 비해 2부에 등장한 「허니비·쇼」의 공연실황은 잔치의 구색을 갖추자는 기본의 도만 살렸을 뿐 대형무대 공연물을 좁은 화면에 옮긴것부터 무리여서 오히려 1부의 재미를 깎아 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패티김·스페셜』-한동안 침체를 겪어온 『쇼쇼쇼』가 그 건재함을 보여준 흐뭇한 시간이었다.
지난 여름의 조영남 귀국「쇼」와 윤복희 가족「쇼」에 이은 이번주의 「패티김」 특집은 『쇼쇼쇼』의 특징을 가장 잘살린 짜임새있는 것이었다.
즉 여러 가수들을 나열하는 식의 평면적 구성을 지양하고 한 가수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그 역량과 개성을 낱낱이 보여주는 연출자의 연출은 높이 살만 하다.
□…TBC가 토막시간을 메우듯 대단치 않게 마련한 『내 마음의 노래』가 의외의 반응을일으켜 장수「프로」가 되고 김동완 통보관을 발굴함으로써 TV 일기예보의 새 장을 열었듯, MBC가 매일밤 10시30분에 내고 있는 『생활백과』는 소리없이 시청자를 불려가고 있는 짭짤한 프로다.
같은 「포맷」인데도 해설자가 홍문화박사로 바뀌면서 돌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딱딱한 과학을 귀에 쏙 들어오는 생활의 지혜로 바꿀 줄 아는 해설자의 구수한 화술이 이「프로」의 활력소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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