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사 하야후 사신 밝혀져|"물러나야겠다는 나의 결심을 이해한 사람은 드물것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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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승만박사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의 사신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들 사신은 이박사가 미국인 「우레스턴·굿펠로」대령에게 보낸 것으로 4·19 이후 경무대를 떠나 이 화장에 머무를 때의 심경을 담담히 토로했다.
영문으로 된 2통의 편지를 통해 이박사는 『물러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심경을 이해할 사람은 드물다』고 했으며 반공주의와 친미정책을 신념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굿펠로」 대령은 미육군성 전략원호처(OSS) 처장「도노먼」 강군휘하 실무책임자로 43년 이박사가 임정 구미위원회를 결성하고 재미 청년들의 본국 침투훈련을 계획했을때부터 이 박사를 도왔으며 47년 군정장관「하지」장군의 정치고문으로 잠시 근무했다.
본사는 「굿펠로」씨로부터 이박사의 편지를 입수했다.
이승만박사가 「굿펠로」대령에게 보낸 2통의 편지 원문.
이승만 박사
친애하는 「굿펠로」 대령
우리가 지금처럼 위안을 필요로 한적이 없는데 이렇게 편지를 보내주시다니 그 친절함과 사려 깊음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읍니다.
귀하 내외가 우리를 기억하고 성원해 주신다는 것을 생각할 때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귀하 내외의 서신, 이루 맡할 수 없이 고마울 뿐입니다.
본인이 물러나야겠다고 결심하게된 지난. 수주일 동안의 본인의 심경을 이해할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나의 친구로서 본인의 이런 심정을 이해하고 있읍니다.
오직 시간만이 내가 가진 신념의 진실성과 내 행동의 정당성을 입증해줄 것입니다.
앞으로도 나는 일개 평범한 시민으로서 우리가 어렵게 획득한 자유와 평화, 그리고 경의를 보존하는데 남은 여생을 바칠 것입니다.
계속 우리를 기억하고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내자와 본인은 당신들이 이처럼 곧바로 우리를 이해하고 공감해주신데 대해 늘 고마움을 간직할 것입니다.
부디 안녕하시기를 빌며, 1960년5월4일 이승만
친애하는 「굿멜로」 대령
귀하의 서신(주=미해병의 노고를 치하하는 이박사의 서신을 요청)은 지난 5월14일에야 도착했기 때문에 귀하가 요청한 것처럼 항공편으로 답장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문을 어제 귀하에게 보냈습니다.
『미해병대의 장교들에게 충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미해병대는 전쟁중에 용감히 싸웠으며 우리 한국의 위대한 해병대를 훈련시켜주고 또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읍니다. 한국 국민들은 미해병대에 진 빚을 영원히 잊지않을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변화는 우리의 단호한 반공주의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또 미국과 자유세계 내의 미국의 「리더십」을 존중하는 우리의 정책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본인은 나의 여생을 이 두가지 정책을 강화해나가는데 바칠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정책없이는 한국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이 전문이 제시간에 도착해서 귀하가 미해병대의 장교들에게 전달할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부디 안녕하십시오.
1960년5월요일 이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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