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카르」대통령도 무시 못하는 불 거주 사우디 재벌「오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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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를 사버린 억만장자 얘기가 만발하고있다. 『프랑스』는 이 나라가 세계에 자랑하고 있던 최대의 호화 여객선 이름.
그런데 이것을 신호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크람·오제」란 대부호가 「오일달러」를 뿌리며 값진 것은 모두 사겠다고 덤벼 「프랑스」인들이 현기증을 일으키고있다. 「오제」는 적어도 작년 10월 호화선 『프랑스』호를 8천만「프랑」(80억원)에 사기까지 하는 완전한 무명의 사나이. 지난 5월 중순 「마르세유」의 수리조선소가 폐문의 위기를 맞았을 때 6천만「프랑」을 선뜻 내놓아 구입하겠다고 선언하자 각 신문이 신비의 부호로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1917년 「시리아」태생인 「오제」는 13세 때 「파리」유학장학금을 따 38년 「프랑스」에 도착한 이후 적수공권으로 돈을 모은 입지부적 인물이다.
그는 남불의 「니스」와 「몽펠리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후 「나치」점령아래 「아랍」어 방송을 담당하다가 이념적 환멸을 느낀 끝에 도망친 것이 돈버는 계기가 되었다. 2차 전후 「샹젤리제」에 판잣집 같은 무역상사를 내고 보따리장사를 시작, 「사우디」왕자들에게 서구에 대한 「브리핑」과 중재를 맡아준 인연이 오늘의 황금방석에 앉은 계기가 되었다.
그의 재산은 가히 천문학적 규모다. 개인 비행기만도 7대로 「보잉」7072대, 중거리용 「미스테르」20기 1대에다 「헬리콥터」가 4대. 10대의 「롤즈·로이스」와 30대의 「벤츠」등 최고급 승용차만도 1백대 안팎.
「파리」에 4개, 「런던」에 1개의 호화「아파트」, 「프랑스」시골에 1개의 성, 「사우디」에 궁전1개, 「마르베라」에 또 하나의 궁전, 「프랑스」시골에 별장과 사냥터 1개. 「스위스」「레만」호 변에 별장 등등…그러나 그의 주요재산목록은 그것 말고도 도처에 따로 있다.
그는 40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타그·그룹」의 총수다. 그가 보유한 이 「그룹」의 주는 1억「달러」이며 「사우디」에 두 군데 군사기지를 건설했고 앞으로 2개를 더 건설할 예정. 이뿐인가, 도로·통신·주력사업에 종횡무진으로 개입하고 있는 실정.
「에어·알프스」사 주의 44%, 「듀메즈」건설회사 주의 10%, 「톰슨」(전자)의 자회사인 LTT말의 25%, 불 무역신용보험의 5%등 계산해 내기 힘든 거액이다.
여기다 「프랑스」무기를 중동에 진출시키자는 것이 「오제」의 당면과제라고 기염을 토하고 있으니 「지스카르」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것은 당연지사이겠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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