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이끌 「기둥」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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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부산고에 감격의 첫 우승을 안겨준 제12회 대통령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다시 한번 고교야구의 판도에 파란을 일으켰다.
부산고가 16년만에 전국정상에 올라섰다는 것이 그 첫째며 75년이래 광주일고·군산상이 일으킨 호남돌풍이 사라지고 영남세가「롤백」, 대거 상위권을 장악한 것이 또 하나의 변화다.
광주일고는 공·수에 걸쳐 건실함을 보여 8강까지 진출했다가 부산고에 석패 했지만 군산상이 서전에서 부산고에 10-0 5회「콜드·게임」으로 치욕적인 대패를 당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부산고의 우승은 각종 기록상으로도 망연한 귀결이었다.
모두 4「게임」을 통해 부산고는 「팀」타율이 3할3푼1리, 득점21점에 타점이 18, 도루가 무려 13개인 반면 실책은 불과 2개였다.
이것은 가공할 타력, 특히 폭발적인 적시타의 능력과 「다이내믹」한 기동성에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증명하는 것이다. 또 좌완 양상문은 실점 3점에 자책점은 불과 2점, 방어율 0·56으로 준우승「팀」인 대구상 「마운드」의 방어율 1·45를 크게 앞지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4강에 오른 대구상·경남고·인천고와 신일고의 전력도 부산고와 벡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구상의 양일환이 9회초 부산타선에 연타 당한 것은 천려일실의 불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군의「스타」김정수를 핵으로 한 신일고나 역시 투타를 겸비한 박정후의 경남고, 만능 「플레이어」김상기의 인천고도 다만 행운의 여신이 돌보지 않았을 뿐이다.
고교야구의 타력이 급격히 향상되었음이 이번 대회로 드러났다. 타격왕 조현재 (부산고) 가 무려 5할8푼3리인 것을 비롯, 타격 20걸까지가 3할대이상 이어서 경기마다 장쾌한 타격전이 불꽃을 피웠다.
양상문을 비롯, 강속구의 김정수(신일고) 양일환(대구상) 김상기(인천고) 박정후(경남고) 이상윤·방수원(광주일고) 김대직(광주상)등 막강한 투수가 즐비하며 이들은 한결같이 강타력까지 겸비, 대 선수로 성장할 것이 틀림없다.
포수에는 강견호타(강견호타)의 김호근(부산고) 박명운(인천고) 이상걸(대구상) 박철영(배명고) 등이 작년의 「스타」이만수 (당시 대구상)에 버금가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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