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경주 신라문화 동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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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제1의 역사의 고향답게 경주에는 신라 문화동인 회(회장 이상구)가 22년간의 활동으로 이 고장을 가꾸는데 정성을 다해 왔다. 동인회의「캐치프레이즈」는『옛것을 닦고 뚫고 캐자.』
56년 발족이래 유적답사만도 2백여 회. 현장을 보는데 놓치지 않고 때때로 보고 회와 연구발표회를 갖고, 혹은 시민들을 위한「문화재 해설의 밤」을 마련하기도 했다.
회원은 현재 30명. 이곳 박물관과 사적관리사무소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물론 언론계·법조계·교육계, 기타 일반시민 등 그 구성이 다양하다. 다만 스스로 향토문화재를 배우고 후배들에게 가르치며, 그래서 향토를 아끼는 마음가짐을 서로서로 심어 주 자는데 공동의 목표가 있다.
그 활동의 성과는 여간 두드러진 게 아니다. 63년12월 경북 영월군 지행면 임중리 답사에서는 새로운 소규모의 석굴암을 발견했다. 74년 4월에는 월성군 견곡면 금장리에 신라 때의 거대한 석실고분이 개간사업으로 파괴되고 있음을 보고 즉각 당국에 진정하여 현장을 보존하도록 했다. 또 75년 2월에는 이곳 덕 동「댐」건설로 말미암아 물에 잠기게 된 고선 사 옛터를 답사, 유적을 조사해 각종 자료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69년부터 벌여 온 우주지구의 흩어진 옛 우물덮개(석정)와 소규모 돌다리에 대한 조사활동은 공동의 커다란 업적이다. 이런 우물 돌에는 신라 때 것도 포함돼 있는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버려진 상태였다. 모두 50여 개를 찾아내 실측까지 마쳤다.
지난해부터는 경주사적관리사무소와 합동으로 잃어버린 문화유적의 찾기 운동을 벌여 지난 한해동안 2백여 점의 자료를 얻었다.
이들은 회지『천고』를 발간, 조사한 자료와 의견 등을 책으로 엮어 각 학교 등에 보내 연구자료로 삼게 하고 있다.
회원들은 되도록 각자의 연구「테마」를 갖고 활동한다. 이 회장은 불 두를 비롯한 석 물들을 다룬다. 윤경렬씨는 토기, 최귀주씨는 와 당에 골똘해 있다. 김태중씨는 서예, 최영식씨는 십이지상과 석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주식씨는 각종 문화재의 사진과 자료수집이 전담이다.
이 동인 회가 13년간 지속해 오는「어린이 향토학교」는 어느 지방의 모임보다도 독특한 자랑거리. 매주 토요일 초-중학교 학생들을 모아 향토문화의 발달사 등을 가르치고 고적을 직접 돌아보면서 향토문학의 중요성을 심어 주고 있다.
회원들이 어린이 향토학교 교재용으로 만든 소책자는『석굴암의 예술』『12지 신상 이야기』『금관이야기』등 30여건. 그밖에「슬라이드」만도 2천5백여 장을 헤아린다.
부회장이며 어린이 향토학교 교장인 윤경렬씨는 향토문화재 애호에 앞강선 공적이 현저하여 지난 72년 상록수표창을 받았다.
이들 회원들은 올해에도 계속 잃어버린 문화유적 찾기 운동을 펴기로 하고 매주 일요일 산과 들로 떠나고 있다. <경주=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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