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험 고교진학 5대 도시|대입예시 합격률이 떨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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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교부의 고교평준화시책에도 불구하고 5대도시 평준화고졸생들의 학력이 지역과 학교에 따라 심한 격차를 보여 당국의 고교평준화시책이 실효를 잃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는 5대도시 고졸생들이 처음으로 모두 응시한 78학년도 대입예시결과 밝혀진 것으로 서울은 합격률이 77학년도에 비해 평균 4∼5% 선이나 떨어지고 학교에 따라 30%가량의 우열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전남 광주의 경우 50% 이상 합격율을 낸 학교가 전체의 10%선에 머무르는 등 낮은 합격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평준화 이전 명문고교들의 합겨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반면 변두리 신설 사립고교들의 합격율이 두드러져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있다.
9일 본사 전국취재망을 통해 조사한 5대도시 고교합격율에 따르면 서울시내의 경우 평균 합격율은 47%선으로 77년(51.7%) 대비 4.7%나 낮고 고교에 따라 30∼60% 정도로 30%가량의 격차를 드러냈다. 이는 지난해의 학교간 우열격차 40∼70%에 비해 격차정도는 30%로 같으나 합격율이 10% 선이나 떨어졌으며 평균점수도 77년에 비해 6점선이나 뒤떨어진 것으로 관계자들이 밝혔다.
서울남자고교중 합겨율이 80%를 넘는 학교가 없으며 경기·서울·경복 등평준화 이전의 공립명문고교보다 서라벌·영동·여의도 등 신설사립고교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이 서울시내 고교의 합격율이 낮아진 것은 이번 예시중 서울지방의 합격선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며 여자의 합격율이 높은 이유는 선택과목인 가정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올해 처음으로 평준화 고졸생이 응시한 전남광주의 경우 총 33개교 중 .50% 이상 합격자를 낸 학교가 3∼4개교로 10%선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30∼49%선의 낮은 합격율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남도 교위는 구랍 26일 광주 시내 고교장 회의를 소집, 학력저하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합격율을 공개할 경우 학교장을 문책키로 했다는 것이다.
광주와 대조적으로 비평준화 지역인 전북 전주의 경우 전주고(재수생 포함)가 1천1백85명이 응시해 1천1백85명이 합격, 97%의 높은 합격율을 보였으며 신흥고 91%·전주여고 93%의 높은 합격율을 보이는 등 평균 합격율이 77년 보다 5%이상 높아졌다는 것이다.
인천의 경우 50%이상 합격율을 낸 고교가 많았으나 합격자를 1명도 내지 못한 학교가 2개교나 되며 77년에 평균 98%의 합격율을 낸 제물포고교가 66%선으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합격율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과 대구는 합격선이 77년 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대부분이 50%이상의 합격율을 보였으나 경북·부산고 등 명문공립고교보다는 심인고(대구)·정화여고·동아고 등 사립고교의 합격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문교부 당국은 평준화지역의 이같은 학력저하에 대해 보완책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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