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폐암원인의 75%가 「담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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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당국에서는 차안에서의 흡연을 법으로 엄금하고 있습니다.』 「터미널」의 확성기를 통해 사뭇 위협조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경고한다. 「버스」를 탈 때뿐만이 아니다. 기차나 비행기를 탈 때도 마찬가지. 표를 끊을 때 마치 범인처럼 심문(?)을 받는다. 담배를 피우느냐, 안 피우느냐 따지 듯 묻는다. 그래서 흡연자들은 끼리끼리 뒷좌석 구석진 곳에 앉힌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특히 심하다.
남의 간섭을 그토록 싫어하는 구미인 들도 흡연에 대한 간섭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가 보다.
폐암의 공포에 비한다면 담배를 피우는 즐거움쯤은 아무 것도 아니리라.
『미국의 경우 매년 암으로 죽어 가는 암 환자의 30%가 폐암 희생자로 그 75%가 담배 때문으로 여전히 흡연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 더군다나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절망적인 암인데도 말이다.
「아더·I·홀렙」박사(미국 암 협회)는 담배는 폐암의 확신범이라고 단정하면서 미 국립 암 연구소(NCI)에서 진행중인 담배와 폐암과의 관계를 구명하는 실험연구를 보았느냐고 내게 묻는다.
사실 그 실험연구를 직접 눈으로 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담배를 끊지 않을 수 없다. 1백일동안 하루에 한 갑씩 피우면 <사진>의 유리병 안의 시커먼 부분의 양만큼 「타르」를 마시는 셈이 된다. 「타르」가 발암 물질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에 밝혀지지 않았는가. 『흡연은 일종의 죄악이다. 그런데다 심한 습관성과 의존성을 지니고 있고 담배를 끊는 경우 금단 증상도 나타난다. 값이 싸다는 점을 뺀다면 담배는 그 성격상 마약과 흡사하다.
따라서 흡연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영국의 「리처드·돌」박사(「옥스퍼드」대 교수)는 강력히 주장한다. 그는 35세 이상 남성흡연자 3만4천명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자 5천명에 대해 17년간 추적조사, 흡연자중 무려 4백7명이 폐암에 걸려 사망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비흡연자의 폐암발생률은 5천명 중 6명에 지나지 않았다.
「돌」박사는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는 10배 이상 폐암에 잘 걸린다고 결론을 내린다.
폐암의 특징적인 초기 증상은 혈담·기침·가슴의 통증(흉통).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폐암이 꽤 진행돼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절망적인 단계다.
『다행히 뼈를 비롯한 다른 장기에 암세포가 옮겨간 상태가 아닌 조기에 발견되면 욋과적인 수술로 암 조직을 도려내고 방사선욧법과 화학욧법을 시행, 5년 생존율이 40%이상 되지만 진행된 폐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은 7%에 지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폐암은 조기발견을 위한 연2회의 정기검진도 중요하지만 금연과 같은 적극적인 예방법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는 「오가따」(미형이랑·일본 국립 암「센터」 욋과과장) 박사의 말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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