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방문 잘못하면 오히려 폐가된다-박경자교수(성신여사대)에게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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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해아침이 밝아오면 가까운 웃어른이나 친척등을 찾아 새해인사를 나누는 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
그러나 모처럼의 방문이나 손님접대도 제대로 예절을 지키지 않으면 손님과 주인이 함께 곤란해지기 쉽다. 특히 젊은 주부들이 알아야할 정초방문과 손님접대때의 바른 「에티켓」을 박경자교수 (성신여사대·가정학)로부터 들어본다.

<방문때는 미리 언락을>
정초에 남의 집을 방문할때는 그쪽의 계획도 있을 것이므로 미리 상대측의 사정을 알아보고 날짜와 시간을 정하는것이 현명하다.
상대방의 특별한 초청이 없는 한 점심이나 저녁의 식사시간은 피하도록 한다.
정초방문복으로는 남녀 모두 세배하기에 편하고 여유있게 명절 분위기에 젖을수 있는 한복차림이 적당하다. 특히 여성들의 한복은 수를 놓는등 요란스런 장식을 피해 전통적인 배색의 조촐한 한복을 입는 것이 훨씬 돋보인다.

<양장을 할경우에는 큰>
불편 없이 온돌방에 앉을수 있는 여유있는 옷을 고르도록 한다. 또 정초방문에는 평소에는 사용하기 힘든 조촐한 목걸이나 귀걸이등을 달면 명절다운 밝은 분위기가 된다.
정초 방문때에 어린아이들을 대동하는 것은 아주 가까운 친척집인 경우외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친지댁을 방문했을 때 마련해 가지고 간 선물은 안주인에게만 살짝 이르고 응접실 한옆이나 방밖에 두고 들어가는 것이 편리하다.

<손님접대는 밝은 미소로>
정초의 손님접대에 대비해 연말에는 구석구석 집안대청소를 하고 실내에는 밝은 새아침의 분위기가 나도록 꽃꽂이를 한다. 방석「커버」도 새로 손질하여 끼웠다 손님이 오면 지체없이 내놓도록 준비한다.
정초 손님의 식사대접으로는 비교적 준비하기 쉬운 흰떡국이나 만두국으로하는 것이 편하다.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 정초에 손님접대를 하다가 음식재료가 떨어져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쇠고기·전감·마·마늘등을 넉넉히 구입해 둔다. 신년인사를 위해 여러집을 돌다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유자차·모과차등의 가벼운 과일차와 강정·약과·빈사과등의 한과종류를 준비했다 대접한다. 위에 부담이 되는「코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배나 밀감등의 과일종류를 대접해도 좋다.
어린아이들이 세배를 하는 경우에는 흔히 세뱃돈을 주는데 돈보다는 오히려「크레파스」·색연필등 학용품을 미리 준비했다 주는 것이 더욱 의의가 있다.
여러차례 손님을 접대하다 보면 자칫 노부가 피로해지기 쉽다. 따라서 주부가 괴로하지 않고 미소띤 얼굴로 손님접대를 할수 있도록 가능한한 손님수와 시간등을 조절하도록한다. 하루 3 「팀」이상의 손님접대나 세집이상의 방문은 무리이다.

<웃어른에게는 반드시 큰절>
신년인사차 웃어른을 방문했을때는 반드시 전통적인 큰절을 하는것이 좋다.
특히 여성인 경우에는 양쪽 손을 수직으로 내리고 두 발바닥이 서로 닿도록 양무릎을 바깥쪽으로 뉘어 완전히 앉아 살포시 고개를 숙이는 절이 제격이다. 절을 끝내고는 눈을 내리깔고 사뿐히 일어났다 앉아야한다.
동연배인 친지끼리는 맞절을 하거나 함께 서서 깊이 고개를 숙여 새해인사를 나눈다. 남자끼리는 굳은 악수를 나누면서 신년축하의 말을 보내는 것도 요즈음에는 널리 통용된다.
어느 경우에도 정중하고 예절바른 태도라야 모처럼의 신년인사가 피차의 기분을 좋게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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