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스캐너 (X선 단층 촬영 장치>는 만능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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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의료계에서는 경희 의료원이 지난 9월15일 도입, 10월5일부터 가동하고 있는 「전자계산기를 이용한 전신 검사용 X선 단층 촬영 장치」 (CT-스캐너)가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희 의료원은 이 「CT-스캐너」를 전신 「컴퓨터」 진단기라 이름 붙이고 암·고혈압 등 각종 난치병의 원인을 단 몇 초만에 발견할 수 있는 만능 진단기라고 선전.
특히 몸에 이상이 생길 경우 단 수분만에 전신을 「체크」, 각종 질병의 원인 및 증상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CT-스캐너」「컴퓨터」를 이용한 X선 촬영 장치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것이 마치 모든 병을 척척 알아 맞히는 경이적인 「컴퓨터」 진단기일수 있겠느냐면서 경희 의료원의 선전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CT-스캐너」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는데 종래 X선보다 좀더 정확하고 신속히 도와주는 기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전신을 「체크」하려면 적어도 50만∼60만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CT-스캐너」가 우리 의료 실정에 맞는 것인지 어떤지에 대한 당국의 정책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할 것이라는 의료계의 의견.
또 의료계에서는 「CT-스캐너」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전문의가 없는 경희 의료원이 무리하게 이른바 「컴퓨터」 진단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크게 걱정.
「CT-스캐너」에 대한 일반 국민의 오해는 물론 자칫 의료 기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CT-스캐너」를 정확히 판독하려면 적어도 2년간 해외 연수를 마치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 나라에는 오직 「세브란스」 병원에 1명의 「CT-스캐너」 전문가가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경희 의료원 측은 김순용 원장이 일본에서 2주간 「CT-스캐너」에 대해 연구해왔기 때문에 따로 전문가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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