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라운드」협상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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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불황 등으로 그 동안 뒷전에 밀려나 있던 동구 「라운드」(다각적 무역 교섭)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다.
오는 6, 7일에는 동경에서 미국과 일본, 그리고 20, 21일에는 「제네바」에서 EEC와 일본이 각각 관세 인하, 비관세장벽 경감 문제 등을 협의한다.
73년 『동경 선언』으로 「스타트」한 동경 「라운드」는 세계 무역 확대를 위해 관세를 내린다든가 관세 이외의 무역 장애(비관세장벽)를 없애는 교섭으로서 「케네디·라운드」가 모체.
그러나 73년말의 「오일·쇼크」로 인한 세계 불황, 구미 지역의 정권 교체 등으로 교섭은 지지부진해 질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동경「라운드」가 재개되는 것은 지난7월 「브뤼셀」에서 열린 「스트라우스」 미 통상 특별 대표와 「잰킨즈」 EEC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교섭의 구체적인 「스케줄」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동경「라운드」일지>
▲71년 11월=「가트」27회 총회에서 「기무라」 일 대표가 동경「라운드」개시 선언.
▲72년 11월=「가트」28회 총회에서 73년 중에 동경「라운드」개시를 확인.
▲73년 9월=「가트」각료회의(동경)에서 교섭 개시를 명기한 「동경선언」채택.
▲75년 1월=미국의 74년 통상법 성립, 「가트」안에 관세, 비관세 조치, 「섹트·어프로치」, 「세이프·가드」, 농업 열대 상품의 6개 교섭 「그룹」설치.
▲동 11월=「랑부이에」선진국 정상회담에서 동경「라운드」의 77년 종결 합의.
▲76년 3월=미·일본 등이 열대 산품의 관세 인하 품목 제시. 미, 관세 인하 방식(일률60% 인하)제시.
▲동 6월=「푸에르토리코」 선진국 정상회담에서 동경「라운드」의 77년 종결.
▲동 10월=일본, 관세 인하 방식 제안.
▲77년 4월=일본, 열대 산품의 관세 인하 실시.
▲동 6월=「런던」선진국 정상 회담에서 77년 중 동경「라운드」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것을 합의키로 후퇴.
▲동 7월=일, 미 「스트라우스」 통상 교섭 특별 대표와 EEC「잰킨즈」위원장이 4단계「타임·스케줄」에 따라 교섭을 78년 봄까지 종결시킬 것에 합의.

<「케네디·라운드」란>
각국이 「가트」(관세·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를 무대로 하여 행한 관세의 대폭적인 일괄 인하 교섭으로서 64년 5월에 계시되어 만 3년 만인 67년5월에 타결을 보았다.
54개국이 조인한 「케네디·라운드」는 바로 동경「라운드」의 모체.
2국간 교섭에서 타결된 관세율을 다른 가맹국에도 적용하는 종래의 방식에서 탈피, 관세를 일률적으로 인하토록 한 것이 「케네디·라운드」의 특징이다.
당초는 대상 전 품목 50% 일률적 인하를 목표로 하여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각국의 이해 대립으로 평균 35%인하 합의.
구체적인 인하 방법은 품목별로 결정된 세율의 인하 폭을 68년부터 5년 간격으로 5분의1씩 인하.
그 결과 세계의 관세 수준은 「케네디·라운드」가 교섭 중이던 당시의 평균 약15%선에서 10%로 낮추어 졌다.
미·EEC간의 합의 사항은 ①공산품의 관세 인하 방식을 오는 10월1일까지 매듭짓는다 ②비관세 장벽 경감 문제에 대해서는 각국의 요구를 10월1일까지 제출한다 ③동경「라운드」 타결 이후 필요한 국제 규약의 원안을 각국이 12월15일까지 제출한다 ④내년1월15일까지 공산품의 품목별 관세 인하 폭을 각국이 제시한다 ⑤이 4단계 교섭을 끝내면 90일 안에 관세 인하 예외 품목 등을 결정, 교섭을 끝낸다는 것.
미·EEC간의 이 같은 극적인 타결은 『농산물은 일률적으로 관세를 내리지 않고 품목별로 검토하자』는 EEC측의 주장을 미국이 양보, 받아 들였기 때문인데 미측은 그 대신 동경「라운드」에 별로 열의가 없는 EEC에 동경「라운드」타결을 위한 「타임·스케줄」을 안겨 주었다.
9월부터 재개되는 동경「라운드」의 주요한 과제는 ①관세 인하 ②비 관세 조치의 개선 ③「섹트·어프로치」(철강 등과 같은 주요한 무역 품목을 예외로 하고 특별한 무역 제도를 검토하는 것) ④「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의 발동 기준을 정한「가트」19조)의 개정 ⑤농산물 무역의 확대 ⑥열대 산품의 우대 조치 등 6항목.
그러나 과연 「타임·스케줄」대로 순조롭게 타결될 수 있는지 극히 의문이다.
공산품의 관세 인하 방식을 10월1일까지 매듭 짖는다고 하지만 인하 폭을 60%로 하여 일률적으로 인하하자는 미측의 주장과 고 관세 인하 폭은 크게, 저관세 인하 폭은 낮추자는 일본·EEC·「스위스」 등의 제안이 쉽게 타결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또 관세 인하의 관문은 통과된다고 해도 비관세장벽 및 자유·무차별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가트」체제의 기본에 저촉되는 「세이프·가드」 「섹트·어프로치」 등과 같은 어려운 문제가 다시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타임·스케줄」대로 교섭이 원활히 추진되려면 관계국의 타결을 위한 노력과 양보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일본 경제 신문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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