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없인 섹스가 안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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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참 궁금하다. 그렇다고 함부로 대놓고 물어볼 수가 없다. 그리고 물어봐서 대답을 얻었다고 해도 그것이 정답인지 확신할 수가 없다. 100명의 생김새, 성격이 각각 다르듯이 섹스스타일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섹스에 대한 궁금증 참 많고도 많다. 섹스, 사랑, 오르가슴에 대해 갖가지 물음...그리고 명쾌한 답변으로 나의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해보자

포르노 없인 섹스가 안되요

성적 자극에 좋다고 관계를 맺을 때마다 남자친구가 포르노를 보여줬어요. 처음엔 불쾌한 기분만 들고 별 재미를 못 느꼈는데, 이제는 중독이 된 건지 포르노 없이는 흥분이 되질 않아요. 내가 비정상인가요? - ID:emj, 27세

포르노를 보는 것은 전혀 비정상이 아닙니다.
다만 중독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겠죠. 왜냐하면 포르노에 중독된다면 다른 성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요. 포르노에 중독이 되면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2차원적인 것으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포르노 없이는 섹스가 안된다는 것 자체는 이미 포르노에 중독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번 포르노를 봐야 성관계가 가능하다는 것, 그것은 다른 의미로 보자면 남자친구의 성적 테크닉에 대한 불만의 수위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성적 판타지를 포르노를 통해 얻고 있는 것이죠. 성적 자극을 통한 전희를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합니다.

만족스런 섹스를 위해 서로 상대방의 성감대 지도를 그려보는 방법을 추천해 주고 싶군요. 흔히 성감대를 가슴과 성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틀린 말입니다. 온몸이 성감대가 될 수 있습니다. 거기엔 과학적인 증거가 있습니다. 유방암에 걸려 유방을 도려낸 여성의 경우, 유방이 사라져 버렸음에도 유방에서 가장 가까운 부분을 계속해서 자극해 주면 가슴이 있었을 당시와 똑같은 성감대가 개발이 되거든요. 성감대는 개발을 해야 하는 거예요.

섹스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정해져 있나요?

3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취직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바쁘게 지내다 보니 남자친구를 만들 여유가 없었어요. 당연히 섹스를 해 본 적도 없구요. 일부러 처녀성을 지키려고 한 것은 아닌데…. 너무 이른 시기에 섹스를 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나이 들어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섹스에도 적령기란 게 있나요? - ID:yws, 32세

성학적으로 볼 때 성행위에 적합한 나이는 18세에서 20세 전후입니다. 이 시기가 섹스의 피크를 이루는 시기입니다. 이때를 정점으로 후퇴기에 접어듭니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비슷합니다. 파트너가 없다면 자위행위를 하세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자위행위를 해서 성기능을 돌려줘야 합니다. 새 차를 샀어도 쓰지 않고 창고에 넣어두면 그 차엔 곧 녹이 슬고 말 것입니다. 우리의 성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름칠을 해줘야 녹슬지 않고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겁니다. 음핵 같은 경우는 성적으로 쾌감을 느끼는 기능 이외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습니다. 질은 아기를 낳을 수 있고, 요도는 소변을 볼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음핵은 순전히 성적 만족을 느끼는 기능 외엔 없어요. 음핵을 자극하는 연습을 해 보세요. 그것은 오르가슴을 돕는 데 아주 유용하죠. 결혼한 사람들의 약 40%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들은 음핵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죠.

자위행위를 처음하는 사람이 바이브레이터 같은 자위 도구를 쓰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로 천천히 해야 합니다.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다면 샤워기를 이용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샤워할 때 샤워기 물을 이용해 음부를 자극해 보세요. 아주 기분이 좋을 거예요. 그 다음 단계로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하게 된다면, 음부에 수건을 올려놓고 사용해 보면 좋습니다. 자위에 대한 특정한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니, 스스로 해보면서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세요.

상대가 고통스러워요

처음 관계를 맺을 경우 고통이 따르는 게 나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몇 번의 관계가 계속됐음에도 고통이 사라지질 않아요.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느낌이 좋다고들 하는데, 나만 왜 그럴까요? - ID:hbo, 26세

성교통증이 있으시군요. 일반적인 성교통증은 신체적인 원인에서 오게 됩니다. 가장 일차적 원인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섹스를 했기 때문입니다. 혹시 남자친구가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하고 있진 않나요? 삽입 위주의 섹스로, 남성이 자신의 입장만 고려하고 섹스를 하게 될 때 성교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질액이 나오지 않아 드라이해진 상태에서 삽입이 되니까 통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섹스는 남녀가 함께 사랑을 갖고 해야 하는 겁니다. 남자를 위해서 희생적으로 성관계를 해서는 안돼요. 동등한 입장에서 사랑을 나눌 때 정말 멋있는 사랑이 되는 겁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사랑의 젤리’라 불리는 윤활제를 이용해 보세요. 통증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태도입니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삽입을 하려고 할때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조금만 더 애무를 해 달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성 본인도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은 늘 받기만 하고, 남성의 봉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서로의 역할, 롤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세요.

남자친구에게 이전의 성경험을 얘기해도 될까요?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게 됐어요. 모든 게 만족스러운 남자예요. 그런데 처음 관계를 맺은 후 남자친구가 자기 전에 몇 남자와 성관계를 맺어 봤냐고 묻더라구요. 전 당황스러워 뭘 그런 걸 묻냐며 넘어갔는데, 그 다음에도 남자친구는 집요하게 그 질문을 자꾸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ID: bky, 25세

한 가지 얘기를 해드리죠. 2년 전 우연찮게 신문에서 ‘춘천여인’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됐습니다. 외박을 하고 돌아온 자신의 딸을 죽인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왜 딸을 죽였냐고 물으니 엄마는 자신의 딸이 처녀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죠. 알고 보니 이 춘천여인은 처녀성을 잃고 결혼했는데, 그 이유 때문에 남편에게 갖은 구타와 학대를 받으며 살았던 거죠. 한 맺힌 자신의 삶을 비추어 봤을 때 딸도 똑같은 삶을 살게 될 거라 믿었던 거죠. 그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답니다. 그게 딸을 행복하게 해주는 길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이 사건이 시사해 주는 게 뭘까요? 순결 운운하는 남자는 데이트 상대에서 제외해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당신도 춘천여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요.

만약 어떤 남자를 사귀게 됐다면 가장 먼저 체크해 볼 것이 바로 이 순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남자인지 아닌지 하는 부분입니다. 남자가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해도 처녀막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면 가차없이 쳐내세요. 순결이란 개념은 처녀막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현재,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주고 있느냐, 바로 그 문제입니다. 이 세계엔 60억의 인류가 살고 있습니다. 그 중 반이 남자란 말이에요. 그런 순결성 운운하는 남자 말고도 30억의 남자가 남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질구가 헐거워진것 같아 고민이에요

스무 살 시절에 첫 섹스를 한 후 스물 후반이 된 지금까지 꽤 많은 섹스를 해왔어요. 그래선지 질구가 헐거워진 느낌이 듭니다. 예쁜이 수술이라는 게 있다는데 결혼하기 전에 그런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걸까요? - ID:yuo, 29세

그런 고민은 성적인 지식이 없어서 나오는 불필요한 걱정일 뿐입니다. 여성의 질은 괄약근이라고 하는 항문과 입과 같은 특수한 근육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수영장에 가서 질 안으로 물이 들어갔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아무리 섹스를 많이 한 사람도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죠. 성관계를 많이 했다고 해서 절대로 헐거워지는 법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걱정이 된다면 케겔 운동을 추천합니다. 이것은 헬스를 다니며 몸의 근육을 단련하듯이 질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입니다. 소변을 볼 때 중간에 끊는 연습을 해보세요. 처음엔 한 번, 두 번째는 두 번, 이런 식으로 계속 끊는 수를 늘려가세요. 다섯 번쯤 하면 요령이 생길 겁니다. 케겔 운동은 돈이 들 필요도 없고, 특별한 장소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업무를 보는 사무실 안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오르가슴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오르가슴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이슈인지, 별로 실감이 안됩니다. 남자친구와의 강렬한 스킨십만으로도 전 오르가슴만큼의 흥분을 느끼게 되는데, 그걸 꼭 느껴야 사랑하는 관계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가요? -ID:cku, 25세

꼭 오르가슴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것이 현대 성의 개념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론 오르가슴을 느껴 보는 것이 좋다고 얘기해드리고 싶네요. 섹스의 진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쉬운 비유를 들어 볼까요? 만약 당신이 서울역에 가야 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남대문에 가서 먼발치에서 서울역을 보고서 서울역에 갔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성의 개념이 달라지긴 했습니다. 예전엔 목표지향적인 성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죠. 자극을 받으면 흥분을 해야 하고, 흥분을 받으면 고조단계가 되어 오르가슴에 이르러야 한다는 단계식의 목표지향적 성행위를 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어요. 순환구조로 바뀌고 있죠. 키스만 할 수도 있고, 애무만 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테크닉이 부족해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런 여성들은 반드시 케겔 운동을 해야 합니다. 질 근육을 탄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이 운동은 오르가슴에도 굉장한 도움을 줍니다. 오르가슴을 느끼게 되는 것은 질벽의 떨림으로 가능한데, 이 케겔 운동은 질벽의 떨림을 쉽게 만들어줍니다. 질벽이 0.5초 간격으로 파르르 떨릴 때 오르가슴을 느끼게 되는 건데,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 번도 질벽의 떨림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인 거죠. 그런 사람도 이 운동을 하게 되면 쉽게 질벽 떨림을 만들 수 있고 그래서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 운동은 멀티플 오르가슴도 가능하게 해줍니다.

기획 : 류성희(코스모폴리탄) | patzzi 노영선

기사제공 : 팟찌닷컴 (http://www.patz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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