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수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 5-어떤 수술이 저에게 맞나요 1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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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결정하고 나면 그 다음 걸림돌은 바로 어떤 수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일부 환자는 이미 수술 방법을 결정한 뒤 외래를 찾지만 대부분은 의사가 결정해주길 바란다. 여기에서부터 필자의 고민이 시작된다. 사실 정답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외래에서 30분 남짓의 짧은 면담으로 환자의 생활습관이나 식이 패턴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술 방법의 결정은 수술을 결심한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당장 수술 후 생기는 변화들뿐 아니라 장기적인 후유증 그리고 그 대책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환자와 주치의 모두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수술 특성, 장단점, 및 장기 결과에 대해 서로 충분히 논의하고 이해해야 하며,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주치의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전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시행되는 수술은 크게 세 가지, 즉 위밴드술, 위절제술, 그리고 위우회술이다. 필자는 세 번으로 나누어 각각의 수술에 대한 간략한 소개, 수술관련 합병증, 그리고 장기 결과와 후유증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먼저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위밴드술부터 살펴보자. 1970년대 후반에 시작된 비교적 긴 역사를 가진 수술로, 기본 개념은 식도와 위 상부 중간에 말 그대로 밴드를 감아 음식이 내려가는 길목을 좁혀 식사량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밴드와 복벽의 포트를 연결해 상황에 맞게 밴드의 조절이 가능토록 발전하여 지금(일명 조절형 위밴드)에 이르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수술에 따른 안정성으로, 상대적으로 수술 시간이 짧고 다른 두 수술과 달리 절단면이나 장 연결부위가 없어 수술 자체의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그 외에 환자 상태에 따라 밴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 또 필요에 의해 밴드를 제거하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안정적인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정기적 병원 방문을 통해 밴드 조절이 필요하며, 시간이 경과하면서 밴드와 포트 자체로 인한 합병증(밴드가 미끄러지거나, 위벽 안쪽으로 파고들거나 하는 등등)의 발생 위험이 있고, 당뇨 등과 같은 비만관련 질환의 호전 정도는 다른 두 수술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장단점을 고려할 때 위밴드술에 적절한 대상으로는 흡연량이 많은 경우(다른 두 수술의 경우는 흡연과 관련된 식도역류나 연결부위 궤양 등의 위험이 있다)나, 초고도 비만은 아니지만 체형 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경우가 비교적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약하자면, 비교적 긴 역사를 가지고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론상 뚜렷한 장점을 가진 수술임에는 분명하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 장기적으로 보면 체중감소 폭이 적다는 것과 시간이 경과하면서 밴드와 포트 자체로 인한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은 반드시 유념 해야 할 부분이다.

☞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김용진 교수는 외과 전문의이다. 고도비만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김용진 교수의 고도비만수술 바로 알기’라는 컬럼을 수 십편 게재했다. 고도비만 인식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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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 기자 yjgs1997@gmail.com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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