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은 정세 맞춰 신중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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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미 양국 정부는 26일 청와대 2차 요담을 끝으로 주한 미 지상군철수 문제에 관한 공식협의를 끝냈다. 박정희 대통령은 26일 하오4시 청와대에서 45분간「하비브」미 국무차관과 「브라운」합참의장을 두 번째 접견, 미국이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고 있는 점을 유의하고 미 지상군철수와 관련된 보완조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함을 다시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하비브」차관일행과 25일 하오와 26일 상오에 잇달아 열린 국무총리·외무장관·국방장관간의 별도 협의에서 그들간에 있었던 미 지상군철수 문제에 관한 한미간의 내용을 다시 종합 검토했다고 임방현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한반도에 아직도 전쟁재발위험이 상존 하고 있는 만큼 미 지상군철수는 한반도정세의 추이와 견주어가면서 신중히 다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있을 한미간 협의에서 이러한 점이 충분히 반영되어야함을 강조했다. 「하비브」미 국무차관과 「브라운」합참의장은 이번 방한 중에 한국정부측과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한 의견교환을 가졌으며 미 지상군철수 문제에 관한 한국 측의 기본입장을 본국 정부에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임 대변인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한국 측에서 최규하 국무총리·김정렴 비서실장, 미국 측에서 「스나이더」주한 미 대사·「베시」주한「유엔」군 사령관·「오도너휴」미 국무차관 보좌관이 배서했다.

<미 특사 향일>
4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필립·하비브」미 국무차관은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국 안보에 대한 강력한 확약을 했다』고 밝히고 이한 성명을 발표했다. <회견내용2면>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비브」차관은 「선 보완, 후 철군」이라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대해 『잔류 미군과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미군철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비브」차관은 또 『박정희 대통령이 제시한「선 보완, 후 철군 원칙」은 합리적이고 보완을 한다는 점에서는 「카터」대통령의 견해와 일치하지만 「카터」대통령은 철군과 보선을 병행시키기를 원하고 있으며 철군원칙은 변경될 수 없는 확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비브」차관은 이어 『미국이 핵무기를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말한다면 미국은 핵 확산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운」의장은 『박 대통령과 서종철 국방장관은 미국 측에 특별한 조치를 제안한바 있으나 그런 제안은 민감한 것들이어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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