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의 접점 확대. 강화하겠다|신임 주미대사 김용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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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인간의 관계에서처럼 국가사이에서도 서로의 이념의 공통점을 넓히고 차이점을 좁히는 것이 선인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요.』신임주미대사로 엄명된 김용식주영대사는 앞으로의 한미간 외교활동을 전망하면서 이렇게 서두를 꺼내었다. 그는 이어 두 나라 관계의 바탕을 이렇게 설명했다.
『문제는 공통점과 차이점 어느 것이 더 크냐 하는데 있겠죠. 그런데 우리와 미국과의 사이에 특징이란 서로간의 공통점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거고 그건 앞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두 나라 관계에서 서로간의 어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것이 대단한 문제일건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한미관계를 한집안에 두는 가구배열에 비유했다.
가구를 어떤 식으로 배열하는가는 지엽적인 문제다 .그 배열에 대한 의견은 가족간에 다를 수도 있지만 그건 대단한 문제는 못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그런 가구를 공유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리고 한미 두 나라에는 귀중한 가구들이 있고 그들은 그것을 함께 쓰는 넓은 의미에서의 공동체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도 잘못일게 없으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두 나라 사이에는 앞으로도 같은 밀도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이원로 외교관의 한미관계전망의 낙관론이다.
이를테면 요즈음 흔히 화제에 오르내려온 안보관계에서도 그렇다. 이미 휴전직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에서의 한국 측「관계자」의 한 사람으로 관계했던 김 대사는 이 조약이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안보라는 두 나라간의 공용이익에의 공약을 의미했고 지금도 이는 불변이라는 점에서 이 조약의 기본적인 목적이나 정신은 앞으로도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의 이와 같은 낙관적 전망은 안보면에만 그치지 않는다. 실리에 바탕한 이런 공동체의식은 경제협력·외교적 동맹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공통점을 다시 확인하고 확대·강화시키는 일은 선임대사로서의 자기자신의 과업일 뿐만 아니라 「카터」행정부 외교당국의 기본적인 자세일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그는『무엇보다도 그동안 사귀어온 미국각계각층의 인사들과의 우의를 새롭게 할 수 잇다는 것이 큰 기대이자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3윌10일 「엘리자베드」여왕에 작별인사를 하고 3월 중순께 일단 귀국했다가 임지로 떠날 예정이다. 【런던=박중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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