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왕위」…조훈현 6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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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일의 최종 대국에서 서봉수 전 왕위를 불계로 물리치고 새 왕위로 탄생한 조훈현 6단(24)은 62년 9세 때 최연소 기록으로 입단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바둑의 천재이다. 왕위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우리나라 바둑의 실질적인 정상에 올랐으나 이「타이틀」을 차지하기 전에도 TBC「왕위」「국수」「국기」「최강자」「최고위」등 국내 10개「타이틀」중에서 5개「타이틀」을 독점, 기단의 기린아로 통했다.
『바둑을 순전히 생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금이 많이 걸린 대국은 그만큼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한 조 왕위는『그 때문에 왕위「타이틀」획득은 바둑을 시작한 후 처음 맛보는 큰 기쁨』이라면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입단한 다음해인 63년 도일하여「세고에」문하에서 바둑수업을 시작한 조 왕위는 10년 만인 72년 5단으로 귀국, 각종 기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실력 면에서는 우리 기사들이 일본기사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은 좋은 환경 속에서 바둑에만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조 왕위가 일본서 수업할 때 한때는 조치훈 7단보다 더 유망주로 꼽힐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조 왕위는 이제 서로가 성장할 만큼 성장했으므로 조 7단과 대국할 기회가 있으면 좋은 내용의 바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기사들 대부분이 어려운 상대들이지만 특히 서 왕위는 부담스러운 상대지요』라고 말한 조 왕위는 그래서 이번 결승 5번 승부는 자기로서는 최선을 다한 바둑이었고 설혹 「타이틀」획득에 실패했더라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왕위는 앞으로의 희망은 더욱 노력해서 바둑으로 한국의 이름을 떨치는 것이며 국내 최고「타이틀」인 「왕위」를 오래 간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해동안 조 왕위의 전적은 26승11패, 승율 68.4%의 좋은 성적이었다.
조 왕위는 전남 영암태생으로 상업하는 조희아씨(66)의 5남매 중 2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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