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리 풀리려나…중동평화|여건 성숙된 평화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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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월 전쟁 4년째를 맞은 올해의 중동에선 「제네바」평화협상의 성패여부가 최대의 관심사다.
평화회의가 박두하고 있다는 근거는 지난해에 일어난 역 내·외의 급격한 정세 변화 때문.
시리아가 「레바논」사태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은 결과 「팔레스타인·게릴라」단체가 온건화했고 지난해 10월의 「리야드」 「아랍」 소 정상 회담과 11월의 「카이로」 정상회담에서 「이집트」·「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가 신 삼각 주축으로 「라인·업」, 온건세력의 통일전선이 성립되었다는 것이 중동 문제를 새로운 평화적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아랍」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미국이 새로운 「카터」체제에 들어갔고 「이스라엘」도 집권당인 「마파이」당의 전당대회가 오는 2월로 박두한데이어 3월에 총 선거를 실시, 역 내·외의 정치 변화가 협동 「무드」를 크게 제고시켜 놓았다.
중동분쟁의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의 경우 「레바논」사태의 부산물로 최후의 「팔」기지라 할 수 있는 「베이루트」를 잃은 데다가 4만여의 인적 피해를 입어 재기불능의 치명타. 그 때문에 「팔레스타인」저항전선(PRF)·「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등 과격파에 대한 자체내의 온건화 작업이 한창이며 이와 때를 맞추어 「이스라엘」도 「마파이」당내의 과격파인 「시몬·페레스」 「모세·다얀」등을 제거키 위해 「라빈」수상이 총선을 선포, 결과적으로 「아랍」 「이스라엘」의 상호근접에 진전을 이루고있다.
더욱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국을 창설하자는 「이집트」 「사다트」 대통령의 평화방안은 벌써 「아랍」의 단일안으로 굳어지고 있어 「제네바」회의를 앞둔 안건채택도 순풍의 돛.
「제네바」행까지엔 「팔래스타인」 대표권 문제와 자체내의 법통문제가 남아있고, 이어서 「카이로」 「아랍」정상회담에 불참한 「이라크」가 어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가의 우려도 있으나 대회자체를 좌초시킬 만큼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제네바」회의가 필연적이라면 관심은 그 결과에 있다. 「제네바」행은 그토록 사분 오열이던 「아랍」안이 단일화되고 73년과는 달리 분쟁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이 회의 참석용의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그밖에 분쟁당사국 및 「아랍」권내의 과격주의가 있어 회의를 통한 일괄타결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분쟁 당사국 사이에 전에 없이 의견 접근이 이루어져 앞으로 중동의 무력충돌이 협상「테이블」로 옮겨지리라고 기대 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낙관의 근거가 되고 있다.
【테헤란=이근량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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