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스토리 부문 장려상 '개미' 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방송국의 MBS 방송 연예 대상 시상식이란 문구가 무대에 플랜카드가 붙어있다. 무대 한편에는 커다란 트로피모형이 세워 져 있다. 방송국 공연장에는 여러 스텝들이 빈 의자를 배경으로 부산하게 무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방청석에는 일반관객들과 오늘의 수상대상들인 VIP들이 입장하여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수지도 여전히 변함 없는 모습으로 그녀도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때 그녀에게 꽃다발과 함께 선물상자가 한 방송국 직원에 의해 온다. 그녀는 기뻐하며 선물을 받는다.
그는 주위의 다른 연기자들을 의식한 듯 듣기라도 하라는 듯 큰소리로 말한다.

“어머 누군가 벌써 내가 상받는걸 알아버렸나 보네..“

그리고 꽃다발에 걸려있는 메모를 집어본다. 거기에는 날개 달린 개미그림이 그려진 바탕으로 to수지라고 써져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중얼거린다.

“개미..?”

그리고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요즘 잘 팔리고 있는 살충제가 하나 들어 있었다.

수지: "뭐야 이건...?“

수지의 매니저가 다가온다.

매니저:수지씨 주시죠..제가 대기실에 가져다 두겠습니다.“

모니터로 가득 찬방 책상처럼 놓여진 곳에는 방송을 제어할 갖가지 조작기기가 놓여져 있고 모니터화면에는 시상식장의 곳곳이 모니터에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사람이 좌석에 앉아있고 머리에는 마이크가 달려있는 헤드셋을 쓰고 있다.

한사람이 카운트를 시작한다.

“셋, 둘, 하나..스타트..소리 점점 키우고...”

정장을 입은 클래식 악단에 의한 성대한 연주가 시작되면서 사회자가 외친다.

“제17회 MBS 방송 연예 대상 그 화려한 무대를 시작합니다!!”

음악소리와 함께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조금 전까지 텅비어 있던 좌석에는 수많은 연예인들과 관람객들로 꽉 차있었다.

올해는 쟁쟁한 후보들로 그 우열을 가리기 힘든데요. 우선 그 후보들을 소개합니다.

대형 전광판에 여러 인물들이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와 연기 장면들과 함께 지나가면서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수지의 드라마가 소개되면서 수지의 얼굴도 보였다.

“신의 여자의 장수지씨....!!”

주위사람의 축하하는 박수와 함께 그녀는 자신에게 박수를 치며 자신 만만한 미소로 자기 주위의 다른 후보를 쳐다보았다.

이때 시상식장의 음성이 울려 퍼지는 방송국 뒤쪽통로에서는 한 남자가 문을 소리나지 않게 열고 들어왔다. 그는 마구잡이로 자란 수염과 낡은 청바지 그리고 아무렇게나 뻗어있는 머리를 점퍼의 모자로 감추고 있었지만 수지의 매니저였던 곽진섭이였다. 그는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어둔채 두손을 잠바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재빨리 방청석 가장 위쪽의 문으로 들어와 섰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꺼내 줌기능으로 당겨 VIP석에 앉아 있는 그녀를 찾아내어 확대해 촬영하기 시작한다..그리고 비디오 카메라를 왼손에 든 채 다시 바지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내어 붉은 색 녹음 버튼을 누른 뒤 말하기 시작한다.

“하나둘, 하나둘 여기는 MBS 방송국이다. 오늘은 나의 그간 관찰과 계산이 맞다면 개미의 번식 날이다. 나는 그 현장을 잡기 위해 이곳에 왔다. 숙주의 몸에서 안전하게 번식을 성공한 개미들은 이제 얼마 뒤면 신혼비행을 펼치게 될 것이다.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새로운 품종인지 아니면 척박한 환경에서 개미가 선택한 새로운 방법인지는 아직 밝힐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아직 나의 이 발견은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오늘이 자리에 모인 수많은 사람이 나의 발견에 증인이 되어 줄 것이다.”

사회자는 계속해서 시상식을 진행한다.

그리고 이번 여우주연을 뽑아주실 분은 작년도 여우주연상 수상자이신 김미란씨입니다.

박수를 받으며 한 여성이 무대의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는 투명 탁자 앞에 서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제가 상을 받을 때도 떨리는데 발표할 때도 역시 떨리네요..”그리고 발표자는 붉은 색 봉투를 열어 보면서 말하기 시작한다.
“올해의 여우주연상은..“

-두두둥-

뒤에 앉아있는 악단들이 연주를 시작한다. 그녀는 발표가 되기 전부터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다.

신의 여자의 “장수지씨”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녀가 일어선다.

“축하해요.“

옆에 앉아있던 다른 후보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지만 그녀는 냉담하게 말한다.

“좀 비켜주겠어..?앞에 나가야 하거든..”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수지는 앞으로 나간다. 이런 그녀의 모습을 수지의 전 매니저인 진섭이 소형비디오 카메라로 계속해서 찍고 있었다. 시상대 앞에선 그는 다시 침착해져서 전 수상자로부터 상을 받은 뒤 준비했던 맨트를 하기 시작한다.

수지: "아.. 이렇게 큰상이 저에게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요...“

조금 전까지 그녀와 함께 출연자 대기실에 있던 여자 동료 출연자들은 서로 수군거리고 있었다.

수지: 저를 아껴주시는 팬들과 이 작품을 만든 신 감독님 그리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MBS사장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저에게 더 잘하라고 주시는 팬과 방송국의 작은 격려 선물로 알고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외치며 트로피를 든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외쳤다. 그녀를 향해 수많은 기자들의 스포트라이트 터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적절한 길이의 연설 이였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이 묘하게 바뀌는 것을 보고 그녀는 발견한다. 그리고 웅성거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찰나..그녀의 귓가에서 웅-웅-거릴는 벌레의 날갯짓소리를 듣는다.

그녀의 귀에서 날개를 퍼득거리 개미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계속]

스토리 부문 장려상 '개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