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국민교 6년 때 탁구…새 시대 계속 구가여부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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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에리사에게 이겼으니 그저 기쁠 뿐입니다.』
새로운 한국여자탁구의「챔피언」으로 탄생한 이기원(18·산은)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앳된 얼굴로 이 같이 말했다.
이기원이 이에리사를 꺾을 줄을 예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정도로 무명의 선수.
서울미동국민학교 6학년 때부터 탁구를 시작, 금난여중을 거쳐 신광여고 2년 때 배화여고로 옮겨 작년 산은에 입행했으나 한번도 입상해 본 일이 없고 지난 2월 이에리사·정현숙이 빠진 가운데 거행된 서독「오픈」탁구선수권대회 파견 1차 예선에서 2위를 차지, 대표선수가 된 것이 고작이다.
이기원은 산은에 입행한 후 국가대표「코치」인 천영석씨의 지도를 받으면서 급성장, 이에리사가『천 선생님이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약점만을 파고드는 작전에 졌다』고 말한 것처럼 전진속공을 지도 받았다.
한편 천「코치」는『이기원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착실성과 노력, 그리고「스피드」가 없고 짧게 떨어지는「페인트·라버」를 새로 개발, 사용한 것이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신장 1m66㎝, 체중 55㎏으로 이기성씨(55·연탄업)씨의 3남2녀중 막내로 앞으로의 성장도는 미지수.
이에리사가 국내대회에서 패배한 횟수는 김순옥(KAL) 배옥화(외환은) 등에 통산 7번이지만 국내 최고봉인 종합선수권 대회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만큼 이기원의 승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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