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원 노임 갈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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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북부 경찰서는 16일 아진 교통 주식회사 (서울 도봉구 도봉동 450)와 부정 방지 계약을 맺고 계수원 53명을 고용, 시내 「버스」에 계수원으로 승차시킨 후 이들로부터 노임을 착취하고 계수원들을 구타해온 우일공사 (대표 박용기·42) 총무 및 배차 반장 김태조씨 (21), 통계반장 이재수씨 (21), 내무반장 이항규씨 (24 )등 3명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협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일 공사는 아진 교통과 안내원들의 부정 방지를 위해 계수원 53명에게 1회 승차에 2백50원씩의 용역 계약을 맺고 9월21일부터 월 3만원에 숙식 제공이란 광고를 내 계수원 3명을 모집, 이들을 고용해 시내「버스」에 승차시키며 계수원들과 안내원이 받은 요금이 격차가 있으면 계수원들을 몽둥이와 주먹으로 때리고 차액을 봉급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이들의 노임 3백여만원을 가로 채 왔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계수원 주태신 군 (19) 등 17명이 이들의 행패에 시달리다 못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계수원들의 노임을 착취하기 위해 1회 승차하지 못할 경우 벌금 1천원을 봉급에서 공제하고 안내원의 수금 액수와 격차가 있을 때는 그 액수를 노임에서 공제하며 차액이 4백원 이상 부족하고 3백원 이상 많을 때는 무조건 구타한다는 동의를 법 조건을 만들어 악용해온 것으로 밝혀냈다.
주군은 8일 하오 8시쯤 자신이 계수한 액수가 안내원의 수익 금액과 3백원의 차이가 나자 김씨 등으로부터 무릎을 꿇어앉힌 채 목에서 피가 넘어오르도록 두들겨 맞아 3일 동안 밥을 먹지 못했으며 9월22일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해왔으나 차액이 많다는 이유로 아직껏 한푼의 봉급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군 등 계수원들은 매일 구타를 당하고 한푼의 봉급도 받지 못해 몇 차례나 그만두려고 했으나 한 사람이 도망가면 다른 동료들까지 매를 맞아 어쩔 수 없이 이제까지 일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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