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된 일 자민당 총선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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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 중의원선거는 오는 15일 공고, 12월 5일 투표로 실시된다. 종래 관례와는 달리 이번 총선은 국회해산에 의해서가 아니고 종전 후 처음으로 4년 임기만료로 실시된다.
일본정가에서는 「록히드」사건으로 노골화된 장기단독보수정권의 부패 양상이 여야공박을 중요쟁점으로 한 이번 선거를 『「록히드」선거』,『전후정치의 총결산』, 『「미끼」정권 2년의 결산』등으로 보고 있다.
「후꾸다」부총리가 돌연 사임했으나 「후꾸다」부총리는 자민당 반「미끼」진영에서 이미 「미끼」후계 총재후보로 결정한 인물. 전문가의 전망은 「후꾸다」의 당총재 고지 점령 가능성을 현 단계에서 60% 정도로 보고있다.
여야가 선거전에 돌입한 직후 「후꾸다」의 사임은 「미끼」정권에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선거에 압승, 계속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 「미끼」진영의 목표이지만 자민당은 야당의 도전 외에 선거전 서막부터 내우까지 겹치게됐다. 자민당의 선거는 분열선거로 될 것이 확실해졌다. 「미끼」진영은 중의원 의석 수 5백 11석(현재 의석 수 4백 91, 증가 20) 가운데 2백 75석 정도를 확보하면 「미끼」내각에 대한 국민의 신임으로 보고 「미끼」총재를 계속 옹립하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전 자민당 후보를 대상으로 한 선거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미끼」진영 측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반「미끼」진영은 별도의 선거대책으로 총선에 임하기로 했다. 당 실력자들의 지원유세도 별도로 할 계산이다. 반「미끼」진영은 총선결과 중·참의원 합쳐 자민당 점유 전체의석수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여 총선 후 임시 당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후꾸다」를 총재로 선출할 방침이다. 「다나까」금맥문제·「록히드」사건에 따른 자민당 금권체제에 대한 여론이 고조되어 있으나 이번 선거로 자민당의 현 의석수가 감소될 것 같지 않고 2백 70석 전후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현 의석 수가 20석이 늘어나기 때문에 중의원 총 의석 수 가운데 자민당이 차지하는 의석 수의 비중은 현재보다 줄어들게 된다.
각 야당은 자민당의 구조적·오직에 대한 총공격태세를 취하고 있다. 사회당이 1백 40석(현재 의석 1백 11석), 공산당·공명당이 51석(공산 39·공명 30), 민사당이 40석(현재 19석)을 목표로 하고있다.
이미 당선권의 확보가 예상되는 것은 자민당 2백 30석, 사회당 90석, 공산당 20석, 공명당 30석, 민사당 10석 정도로 보는 것이 중론. 야당 측은 지난 74년 참의원선거 결과 보혁 백중지세(참의원 의석 수 2백 50석 중 자민당 1백 26석)였던 점을 거울삼아 「록히드」사건으로 자민당을 궁지에 몰려고 하기 때문에 나머지 의석 증대는 예측하기 힘들다. 「다나까」전 수상, 「니까이도」, 「사사끼」, 「가또」, 「후꾸나가」, 「하시모도」의원 등 「록히드」사건과 관련, 「회색의원」으로 알려진 인물 가운데 「사사끼」의원만을 빼놓고 전부 출마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다나까」의 당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장래는 결국 △총선에서의 확보 의석 수 △「미끼」·반「미끼」진영의 세력분포 △반「미끼」진영내 각파간의 세력균형 등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후꾸다」, 「오오히라」를 주축으로 하는 반「미끼」진영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총선결과에 따라서는 오히려 수상을 겨냥한 「후꾸다」의 입장이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것은 반「미끼」진영 안에서도 「후꾸다」의 「미끼」후계선언이 총선을 앞둔 자민당의 분열상을 국민 앞에 노출해 자민당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신중론이 꾸준히 머리를 들고있기 때문이다. 선거결과 총재 쟁탈전에서 「미끼」당·반「미끼」당으로 자민당이 분열의 위기에 놓이게 될 때 보수 재생을 위해 「미끼」·「후꾸다」어느 쪽도 아닌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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