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환급제 절차 복잡, 전자업계 등 불평|금리 조정으로 단자회사 고객 줄어 울상|금호실업, 마포산업 이어「원림」인수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작년 7월부터 실시된 관세 환급제에 대한 원성이 수출업계, 특히 취급품목이 많은 전자업계를 중심으로 터져 나와 상공부는 관계부처와 협의, 적극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관세환급제에 대한 불평은 절차가 복잡할 뿐 아니라 자금부담이 적지 않은 때문인데 각 업계마다 애로사항의 하나로 으례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형편.
한데 부품이 많은 전자업계의 경우 큰 업체면 7∼8명의 전담직원을 두어 관세환급에 관한 업무를 맡아보게 하는 실정이라며 상공부를 통해 시정을 건의.
직원도 직원이지만 한번 관세환급을 받으려면 서류 뭉치가 한 보따리나 되어 번거롭기 짝이 없다고.
이들의 건의를 받은 상공부는 장예준 상공장관의 지시로 품목별로 사례를 검토 중인데 결과가 종합되는 대로 재무부 측에 대해 개선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재무부가 은행의 예금이자는 최고 2.6%(6개월 정기)까지 올려주면서 단자회사의 여수신 금리에 대해서는 싹 얼굴을 돌리는 바람에 단자업계에는 2개월째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금리인상으로 은행 쪽은 예금고가 늘어난다고 희희낙낙하고 있는데 비해 금리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게된 단자회사에는 돈을 맡기러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
단자회사는 발족이래 급속한 성장을 보여 지난 7월말에는 10개 단자회사의 수신고가 3천4백38억원에 달했는데 은행의 금리가 조정된 8월에는 3천4백25억원으로 오히려 13억원이 감소됐으며 이 같은 추세는 9월에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시중 자금사정이 나빠 기업체의 자금수요가 왕성한 싯점에서 자금조달에 발목을 잡힌 단자업계는 재무부의 서자취급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재무부의 자세는『그 동안 단자회사의 금리가 기형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인상은 고려할 수 없다』는데서 한치도 물러날 기미가 없다.
금호실업(박성용)은 올 중에 종합무역상사로 지정 받기 위해 지난 8월 전구수출업체인 마포산업을 인수한데 이어 섬유수출업체인 원림산업(서은순)을 인수합병 하려고 상담 중. 금호는 8월말 현재 수출실적이 4천5백만「달러」로 종합상사 자격요건인 l억「달러」에 훨씬 미달돼 원림을 합병, 단숨에 수출실적도 올리고 섬유류 공장도 갖추는 일석이조의 계획이라는 것.
복덕방 역할은 원림에 60여억원을 대출한 제일은행이 맡고있는데 원림 측에서『올해 수출사정이 나쁘다 뿐이지 우리 사가 어디가 어때서 꼭 팔아야하느냐』고 반발하는 통에 애를 먹고있다고.
상장기업인 원림(납입자본금 17억원)은 구미에「나일론」제품을 수출해 왔으나 올 들어「나일론」제품에 대한 인기가 급격히 떨어져 지난 8월에는 7억원의 대불이 발생하는 등 심한 자금난을 겪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