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공세(포드)-심리전(리건)의 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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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푯수는 총 대의원수의 절반인 1천1백30.
「리건」후보가 지난주 초 1천1백40표를 확보하여 지명선을 넘어섰다고 발표하니까 「포드」는 24일 자기야말로 1천1백35명의 대의원을 확보하여 지명선에서 다섯 표나 넘어섰다고 발표.
「포드」와 「리건」은 『대세는 내게로 기울어졌으니 미 공약대의원들은 나를 지지하라』는 투의 심리전을 요란하게 벌이고 있다. 공화당은 30개 주 예비선거와 20개 주 당 대회를 통해서 2천2백59명의 대의원을 선출했는데 그중 1백31명(약5%)의 대의원이 「포드」와 「리건」의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있는 것이다.
8월16일의 「캔저스」시 대회를 앞두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사람들은 공화당의 미 공약대의원들이다. 그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모드」와 「리건」진영의 참모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어떤 지역의 대의원들은 백악관으로 「포드」를 방문하도록 초청을 받고 「스페인」의 「환·카를로스」왕과 「슈미트」서독수상을 위한 백악관의 만찬에 특별초대를 받는 대의원들도 있다. 백악관의 선심공세가 지나가고 나면 영락없이 「리건」사람들의 조찬초청이 따른다. 「뉴오크·타임스」는 「포드」와 「리건」의 마지막 득표경쟁의 모습을 보고는 『 「버뮤다」 휴가여행이라는 거창한 상품을 놓고 기를 쓰면서 호별방문을 하는 진공소제기 행상들과 같다』고 논평했다.
일이 이렇게되니까 미 공약대의원들은 갑자기 사명감 같은 것이 불끈 솟아 태도결정에는 최대의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포드」와 「리건」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자기가 대표하는 지역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계속하고있다. 또 어떤 대의원들은 「포드」를 상대로 자기지방의 권익을 위한 정부의 선심을 보장받으려하기도 한다. 「와이오밍」의 일부 미 공약대의원들은 그 지방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광산허가법의 서명을 조건부로 제시했다가 「포드」가 보다 큰 정치적인 이유로 그것을 거부하자 「리건」에게로 돌아섰다. 그런가하면 「롱아일랜드」의 대의원들은 「포드」가 그 지방의 준설공사에 연방정부가 보다 많은 원조를 할 의사를 비치자 「포드」진영으로 들어갔다.
「포드」는 예비선거 초기의 작전상의 실책 때문에 이런 고전을 치르고있다. 「리건」 은 배우에 「아나운서」출신이라 「텔리비젼」에서의 말재간이 탁월하다. 「리건」은 「포드」가 자신을 추적하도록 유인하여 대통령의 권위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일일이 그의 공격에 응수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하는데 성공했다.
「포드」는 예비선거 후반에 와서야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선전하는 전략으로 전환하여, 말하자면 「초전박살」을 당하는 위기를 모면했다. 「캔저스」시에서의 공화당대통령후보지명대회까지 득표전이 치열해도 「포드」가 지명을 받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포드」가 대통령선거에서의 당선가능성을 희생시키면 시킬수록 그만큼 지명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포드」의 고민이고 올해 선거의 특징이다. 【워싱턴=김영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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