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서 인기 끈 『한국 미술 5천년』금의환향 특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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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립중앙박물관은 25일로 일본에서의 한국 미술 5천년전을 마치고 이어 8월10일께부터 서울에서 귀국 「앙코르」특별전을 열 계획이다.
일본에서 전시된 3백48점의 한국유물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부분적으로 국내 전시가 된 것들이지만 5천년 역사의 전모로 한자리에 모아 보기는 이번이 처음. 일본에서의 좋은 반향을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한국 문화재의 자랑과 긍지를 새삼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국립박물관은 이 특별전을 위해 진열장을 일부 바꾸고 내부의 색채와 조명에 이르기까지 새로 단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 천년 전 아득한 선사시대의 토기 석기 청동기를 비롯해 근세 말기의 도자기와 서화에 이르는 이들 문화재는 일본에서 한국을 재인식시키는 커다란 바탕을 일으킨 유물들. 경남 울주의 산 속 바위에 새긴 그림과 글씨의 탁본이며 다양한 청동기, 최근에 경주에서 발굴된 천마총과 98호 고분 및 안압지 유물, 삼국 시대 이래의 찬란한 불교 미술품 등 일본의 제2세대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출품 유물 중 양적으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도자기나 회화 작품에 있어서도 그것이 근세에 이르도록 일본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쳤느냐를 입증하는 산 자료로 보여준 것이다.
한국 미술 5천년전에 대한 일본측의 반향은 근년에 있었던 중공 유물전과 비교, 관람자수나 「캐털로그」 판매 실적이 중공을 능가한다는 점이 한마디로 설명해 주고있다.
지난 2월24일 경도전이 개막된 이래 오는 5일 동경 전을 마치기까지 5개월간, 입장자 수는 근 60만 명으로 예상하며「캐털로그」가 20만 부. 경도가 24만2천여명, 복강이 7만명, 그리고 동경이 25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들 3개 지역의 해당 박물관에선 매주 강연회를 갖고 있으며 좌담회, 「세미나」 및 한국측이 마련한 강연회 등을 합하면 연 2만여명이 이에 참가했다는 계산이다.
일본에 있어서의 이 같은 반향은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것. 그러나 일본의 학계가 그들의 역사와 문학의 원류를 찾으려하는 추세에 맞춰 한국 유물전이 적시에 열린 것이다. 즉 그들이 찾으려 하는 원류가 바로 이웃의 소외됐던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 셈이다.
국립 박물관 최순우 관장은 그런 일본에서의 반향을 감안, 이번 귀국 특별 전에선 사진으로라도 일본 것과 비교하는 특별한 관람 시설을 베풀었으면 하는 희망이다.
그러나 아직 특별전 자체의 예산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형편이라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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