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자급체제 갖추는 중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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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테헤란=이근량 통신원】세계최대의 무기시장으로서의 중동이 점차 무기의 자급체제를 갖춤으로써 서방의 무기 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74년이래 무기판매로 톡톡히 재미를 보아 온 무기수출국들은 금년 들어 거래 액이 부쩍 줄어들자 당황하고 있으며 중동여행자의 30%이상이 무기 상이었다는 과거의 호황은 찾을 길이 없다.
특히 74∼75회계연도만 해도「이집트」「이란」「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등「빅·6」의 국방예산 1백85억「달러」중 미국이 43억「달러」어치의 무기수출로 선두를 차지했고「프랑스」가 10억「달러」, 영국이 5억「달러」, 동구권이 3억6천만「달러」, 서독이 1억2천만「달러」어치를 각각 판매했다. 이 때문에 무기구매 축소는 무기수출국으로서는 일대「쇼크」-.
중동에서 무기의 자급을 가장 절실히 추구해 온 나라는「이스라엘」과 대치중인「이집트」. 지난 4월「사다트」대통령은「프랑스」를 방문하여 무기생산공장 건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무기자급의 길을 성공적으로 뚫어 놓았다.
문제는「프랑스」기술이 그대로 도입된다는 것보다는「이집트」이외에「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토후국 연합의 자금참여가 있어 범「아랍」권을 대상으로 하는 무기공장이 세워진다는 점이다. 이 계획의 최종목표는 최신「미사일」전투기와 각종「미사일」까지 생산하는 극히 광범위한 것이기 때문에 무기수출국이 놀랄 것은 당연하다.
현재까지의 무기생산으로 볼 때 중동 제1위는 「이스라엘」. 작년 4월에 공개한「마하」2·2(음속의 2·2배)의 삼각익「크피르」전투기는「이스라엘」이 자랑하는 걸작품이다. 이 전투기는 공대 공 및 공대지「미사일」을 적재할 수 있다. 「이스라엘」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5백여 종의 군수품 가운데 80여 품목이 74년이래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우찌」와 「갈 힐」등 자동소총은「유럽」각 국과「이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란」도 현재의 부품생산 단계를 벗어나 늦어도 80년에는 소규모전투함 생산체제로 끌어올릴 예정이며「터키」는 74년이래 무기자급화 정책에 따라 국영기계·화학공장을 중심으로 해 제1단계로 자동소총과 탄약의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무기상의 입장은 중동의 기술도입 체제가 어렵고 최신무기들이 계속 개발된다는 사실을 들어 『「오일·달러」가 있는 한 호황일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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