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담장 허물기 운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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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원룸을 소유한 손복희(57·춘천시 후평동)씨는 최근 담장을 헐었다. 담장이 없으니 그동안 좁았던 마당이 넓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원룸에 세들어 사는 대학생들도 출입이 자유롭다며 좋아했다. 손씨는 “작은 정원도 살아나는 것 같고 답답했던 마음도 사라지는 등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강원도내에 손씨의 집처럼 담장이 없는 일반 주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춘천시는 올해 담장을 헐어내는 주민에게 가구당 최고 2백만원까지 지원키로 하고 9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시는 이에 앞서 지난해 후평3동사무소를 비롯 관공서의 담장을 없앴다. 열린 도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녹지공간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건축물 부설 주차장을 만들 수 있는데다 시민들 사이에 친근한 이웃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춘천시는 담장 헐어내기 운동과 함께 신축 건축물에 대해 가능하면 담장을 만들지 않도록 건축 설계사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또 허가조건이 붙는 건축물에 대해서도 가능하면 담장을 만들지 않도록 지도하고 각급 기관단체에도 담장을 헐어내도록 공문을 보냈다.

동해시도 올해부터 담장 허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준공한 동해경찰서 천곡파출소가 담장을 설치하지 않아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 이웃간 정감어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동해시는 우선 시청사부터 담장을 허물기로 하고 지난 20일 시청사와 문화예술회관 담장 허물기 공사를 시작했다. 시는 담장이 철거되는 대로 청사 주변에 시화인 매화를 비롯 각종 조경수와 잔디를 심고 간이쉼터도 만들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동해시는 시청사에 이어 각급 기관과 단체도 이 운동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며,예산을 확보해 일반 주택들도 담장 허물기에 나서도록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01년부터 내집 주차장 갖기 사업을 통해 부수적으로 담장 허물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 원주시는 올해도 5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시는 담장을 철거하면 주차공간 확보가 가능한 건축물에 대해 설치비용의 50% 범위 안에서 최대 1백만원까지 보조하고 있다. 2001년 20가구,2002년 24가가 담장을 헐고 57면의 주차장을 만들었다.

춘천시 건축지도계 함종균씨는 “담장을 헐어냄으로써 골목길이 훤해지고 개별 주차장을 만들 수 있는 공간도 생기는 등 긍적적인 효과가 크다”며“연차적으로 담장 허물기 운동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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