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급진파 부상·노장파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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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 27일 AP 합동】중공은 반주자파 운동을 전후하여 당 주석 모택동의 혁명사상에 공헌한 남녀 13명의 유력 인사로 된 당 지도층의 새로운 급진파 서열을 공개했다.
관영 신화사 통신은 이날 지난 5일(청명절)의 천안문 폭동을 진압한 노동자·군인·경찰대표들을 위해 26일 대대적인 환영연이 베풀어졌다고 전하면서 여기에 참석한 당중앙위원회의 지도자급 동지 13명의 명단을 보도했는데 이 명단에는 수상 화국봉을 선두로 하여 왕홍문과 모의 처 강청 등이 올라있어 이들이 강·온파 간의 마찰로 혼란을 빚은 중공의 정치권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음이 분명했으며 특히 지금까지 급진파에 포함되지 않았던 북경 군관구 사령관 진석련도 이 명단에 끼어 급진파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명단에는 16명의 정치국원 가운데 전국인민대표회의 상임위원장 주덕(90)과 군부실력자 나백승(84) 국방상 엽검영(79), 연로군인 허세우(70), 부수상 이선념(71), 이덕생(60) 등 6명이 빠져 있고 왕홍문 등 정치국원 10명과 정치국 후보위원 3명 등 비교적 젊은 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82세의 고령인 모택동과 그 주변의 연로한 정치인들이 보다 모험적인 강청의 소장파 추종자들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과도적 역할을 맡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수개월 동안 입장이 미묘했던 소장 급진파 왕홍문은 이 명단에서 수상 화국봉 다음으로 올라있어 그의 당내 지위가 여전히 확고함을 시사해주었다.
이 명단에서 빠진 6명의 정치국원들은 고령과 신병으로 이날 환영연에 불참한 경우도 있겠으나 고 주은래 수상의 오랜 친우인 국방상 엽검영과 주은래·등소평의 온건노선을 지지해온 이덕생의 불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엽검영과 이덕생은 당부주석과 부수상의 직을 고수하고 있는 듯 하나 이미 그들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화사통신이 밝힌 새로운 권력구조의 서열은 다음과 같다.
화국봉·왕홍문·장춘교·강청·요문원·진석련·기등규(부수상)·왕준상·오덕(북경시장)·진영귀(부수상)·오계현·소진화·열지복 (이상 정치국 후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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