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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공부서 확정한 올해 영화 시책 방향|크게 늘어날 외화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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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공부는 12일 우수 영화 및 대작 영화 제작의 적극 지원. 양질 외국 영화 수입의 일원화, 영화 제작 여건의 개선 등을 골자로한 76년도 영화 시책을 발표했다.
이 시책에 따르면 저질 영화 제작을 억제하고 건전 영화를 제작토록 하기 위해 각 영화사로 하여금 우수 영화 제작을 의무화했으며 민족 사관 정립과 한국인의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우수 대작 영화 및 시책 영화에 대한 보상제를 실시했다.
문공부는 또 외국 영화를 적정 가격으로 수입하기 위해 외국 영화 수입 창구를 일원화하고 국산 영화 수출을 위해 국제 영화제와 해외 영화 견본시에 많은 국산 영화를 출품, 능동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토록했다.
이와 같은 76년도 영화 시책은 이른바 「시책 영화」에 대해 외화 수입권 (10편)을 주기로 한 점, 영화 수입 과정에서 야기되는 국위 손상, 외화의 낭비 등 부조리를 제거하기 위해 외국 영화 수입 창구를 일원화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것은 76년도의 영화 제작 방향을 국가 시책에 부응하도록 유도하려는 영화 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제까지 외화 수입 과정에서 빚어졌던 갖가지 잡음을 최대한 막아 보자는 결의가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문공부는 또 설립 (73년)이 후 계속 비평의 대상이 돼왔던 영화 진흥 공사의 기능을 합리화하고 설립 목적에 따른 영화 진흥 사업에 역점을 두어 현상·녹음 등 영화 제작 시설의 현대화, 제작 기기 및 자재의 확보·대여 등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토록 했으며 영화 배급 업무의 능률적 운영을 위해 영화 배급 협회와 제작자 협회가 공동으로 전국적인 영화 배급을 관리하는 등 합리적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지원할 방침임을 밝혔다.
76년도 영화 시책의 또 다른 특징은 검열의 강화. 이 시책은 ①국민 총화와 국가 안보 저해 요소의 배제 ②사회 기강의 해이 및 퇴폐 풍조를 조장하는 내용 배제 ③폭력 영화의 규제 등에 중점을 둘 것을 명백히 밝히고 있는데 이 같은 방침은 「통상 검열반」과 「확대 검열반」, 그리고 각계 인사로 구성된 「자문 위원회」로 하여금 엄격히 이행되도록 하여 검열 문제는 종전보다 더욱 까다로와질 전망이다.
한편 76년도 영화 배정 편수를 보면 국산 영화의 연간 총 제작 편수는 75년과 같은 1백20편 (각사 8편)이며 외국 영화의 연간 송수입 편수 역시 75년과 같은 40편. 그러나 작년 14편이 이월되어 금년의 외화 사정은 작년보다는 다소 활기를 띨 것 같다. 외화 수입권 배정 방법도 75년과 많이 달라져 우수 영화 제작 실적 보장 수입권 28편, 국책 영화 제작 보장 수입권 10편, 그리고 대종상 수상 작품과 국제 영화제 수상 작품 보장 수입권 2편 등으로 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76년도 영화 시책은 전체적으로 영화계 부조리 제거를 위한 영화 당국의 집념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우수 영화의 개념이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고 있으므로 우수 영화 보상 제도는 그 나름대로의 문젯점을 안고 있다.
국책 영화에 대한 보상 제도 역시 영화 제작의 방향을 막막하게 할 염려가 없지 않다. 또 이제까지의 검열도 까다로와 제작 업계가 위축된 듯한 느낌을 주어왔는데 이 이상의 규제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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