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쓰는 연말 자금난이 심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연말 자금성수기에 시중자금난이 극심하다. 시중은행은 12월 들어 대출자금의 회수분 안에서만 회전대출 할뿐 신규대출을 거의 중단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의하면 각 시중은행은 가까스로 지준 부족을 메우기에 바빠서 신규 대출을 못하고 회수자금의 범위 안에서만 재 대출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자금난으로 대출금의 회수마저 부진해 사실상 대출을 거의 못하고있는 형편이다.
한국은행은 연말 여신한도(작년대비 35·3%증가) 기준으로 12월중 7백억원의 일반연말결제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그동안 공급한 약3백억원의 자금은 시은의 지준 부족액을 메우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고 그나마 재정지출의 확대로 여신한도의 압박을 받아 20일 이후 신규 공급자금은 3백억원을 넘지 못한다는 계산이다.
지난 추석에 일반자금(민간부문)으로 약9백억원을 「공급했던데 비하면 이번 연말자금 은 그 절반도 안되는 극히 「타이트」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자금 경색은 한은이 물가안정 목표에 맞춰 지준 정책을 강화한 위에 시중은행에 대한 재할 자금을 강력히 회수한 때문이다. 이같은 시중자금난을 반영, 지난 22일 하루에 서울에서만 신진「알루미늄」(신진계열)의 1억7천3백36만7천원을 비롯, 모두 3억4천여만원의 거액부도를 냈다.
올들어 20일까지 국내 여신증가액은 약8천9백80억원으로 여신누계는 모두 3조8천8백30억원이다.
한편 한은 당국자는 지준 부족을 재할 해줄 방침아래 시중은행에 대해 연말자금을 적극 방출하라고 지시한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각 시은은 각자의 대출계획에 따라 자금을 풀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만 한은이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지난11월말까지의 운전자금 대출 증가액은 작년 동기의 대출 증가액 3천2백42억원의 35·9%에 불과한 1천1백67억원에 지나지 않아 기업은 운전자금의 핍박을 크게 겪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