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기 못 구해 「중동 순방 쇼」포기-게릴라두목 카를로스 확인 베네쉘라 광업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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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석유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1천억「달러」의 연간수입을 주무르는 OPEC석유상들을 인질로 잡아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던 『「아랍」혁명의 팔』「게릴라」들은 중동의 각 수도를 한바퀴 돌면서 「쇼」를 하려고 했으나 신경이 피로하고 「보잉」707이라는 대형기를 구하지 못해 꿈이 깨지고 말았다.
이들은 「리비아」의 「트리폴리」에서와 두 번째 「알제」에 와서도 「보잉」707을 내놓으라고 협상을 벌였으나 두 나라가 모두 「보잉」727밖에 없다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손을 들고 말았다.
이번 사흘간의 인질극 중에서 「알제리」의 「압데스살람」「에너지」상은 세번씩이나 석방되었다.
첫날인21일 「빈」에서 「게릴라」들의 요구조건을 「오스트리아」측에 전하기 위해 석방되었고 이 비행기가 「알제리」로 가자 동행, 「알제」서 비「아랍」국 석유 상들 석방 때 두번째 풀려났으나 5명의 석유상이 계속 인질로 남자 동료에 대한 우애를 보이기 위해 다시 인질을 자청했던 것.
「게릴라」들의 정체는 계속 여러 설이 있었으나 국제적으로 지명수배를 받고있는 「자칼」이라는 별명의 「카를로스」가 두목인 것은 확실시되고있다. 「에르난데스」「베네쉘라」광업상도 「게릴라」단두목이 자칭 「카를로스」라고 신원을 밝혔으며 그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면서 그가 「베네쉘라」인 「카를로스」임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아코바」「나이지리아」석유상은 진짜 「카를로스」의 사진을 보자 『사진보다 살이 약간 찐것 같으나 틀림없이 이자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가봉」의 석유상 「알렉시스·무이부치」는 『그는 내 명함의 뒷면에 「빈과 알제리 왕복비행이 즐거운 것이 되기를 바란다-카를로스」라고 써주었는데 그가 「카를로스」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여하튼 모든 목격자들은 그가 가냘픈 몸집에 피부가 검었고 갈색 「재캣」을 입고 검은 안경과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영어·불어·및 「아랍」어를 유창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카를로스」가 수개월 전 비밀경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엇갈린 보도를 했다.
과연 이런 「카를로스」가 어째서 OPEC본부를 습격했는지 그 배후동기에 대한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테러」범들은 또한 인질몸값을 요구했던 것으로 보도됐으나 어째서 몸값을 받지 않고 갑자기 23일에 나머지 인질 15명을 석방했는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거사의 목적이 진정 무엇이었느냐는 점에 대해서도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 「게릴라」들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명한 단체는 하나도 없으며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는 22일 즉시 성명을 발표하고 이사건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랍」혁명의 팔』은 「이스라엘」과의 협상에 반대하는 이른바 「팔레스타인」강경파단체와 관계를 갖고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강경파 단체의 지도적인 단체의 하나인 「마르크스」주의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 (PFLP)은 22일 PFLP가 이사건의 배후조종자라는 설을 부인했으나 사건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아랍」혁명의 팔』은 23일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가 자기들을 비난한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레바논」신문들에 보낸 「코뮤니케」에서 『우리는 「이집트」와 「페르샤」만 국가들이 우리의 OPEC각료 인질작전을 비난하는데는 놀라지 않았으나 PLO가 변절자들의 진영에 가담하여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를 수호하기 위해 피를 흘리고 그를 통해 「아랍」세계의 운명을 파괴로부터 구출하겠다는 영웅적인 「아랍」 투사들을 매도하는데는 놀랐다』고 말했다.
「테러」범들의 운명에 대해 「알제리」관리들은 재판을 하든가 이들의 엄벌을 주장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에 인도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서방외교관들은 일정한 냉각기가 지난 다음 몰래 국외탈출이 허용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서독 「바바리아」주 내무성은 「테러」분자들 중에 끼여있는 여자1명이 서독여자라는 보도들을 조사하고있다고 말했다.
「빈」으로부터의 보도들은 지난 21일 OPEC회의장을 습격하면서 경비원 1명을 쏘아 죽인 이 여자는 70년대 초 서독에서 일련의 「테러」행위를 자행했던 「바더·마인호프」무정부주의고 「테러」단에 관련돼 있다고 말했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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