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부」의 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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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적은 수입으로도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림을 꾸려가는 주부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저축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부업을 하는등 짜밈새 있는 살림솜씨를 보여준 주부들이 최근 「여성저축생활중앙회」(회장 현기순)의 표창을 받았다. 다음은 지난달 30일 「알뜰주부」 금상을 받은 권부자씨(36·경북 상주군 상주읍 계산리)의 알뜰살림 체험기이다.
나는 결혼 9년째인 공무원의 아내이다. 남편의 봉급만으론 생활이 벅찬 것을 알고 부업으로 가축을 기를 생각을 했다. 9년간 미장원 한번 안가고 식비·피복비를 줄여 소를 한마리 살수 있었다. 소를 먹이기 위해선 새벽4시부터 낫을 들고 가까운 산과 들을 헤매야 했다. 다음에 나는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새끼양(양)을 한마리 샀다. 1년후 양의 젖은 가족이 나누어 마시고 이웃 15가구에 배달까지 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겐 소2마리와 돼지1마리·양9마리가 있고 봄·가을에는 누에를 먹인다. 순수입도 월10만원 가깝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엔 산에서 뱀에게 물릴뻔 하기가 몇번, 풀에 손을 베이고 병난 가축을 밤새워 지키기도 여러번이었다.
이제 우리는 부유한 사람은 부유한대로, 궁핍한 사람은 또 그 나름대로 절약을 해야 할것 같다. 그리고 주부들은 남편에게만 의존하려는 타성을 버리고 함께 부담을 나눠갈때 모든 역경이 해쳐지리라 확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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