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 사회성·의재성 강한 일본인|한·일 편집「세미나」…「이시까와」교수의『일본인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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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인 자신은 일본인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11일부터 서울서 열리고 있는 한·일 편집간부「세미나」에서 바로 그런「테마」로 일본 성성대「이시까와」교수는 주제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윤태림 교수(경남대 학장)가『한국인론』을 발표했다. 다음은『일본인론』의 요지다.
일본에서 자신의 의견과 태도를 살펴보는 일본인론「붐」은 72, 73년께「저널리즘」이 부채질했는데 그것은 하나의 사회적 배경의 반영이다.
일본인론은 2차대전 이전과 이후가 현저히 다르지만 전후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전후 일본인론은 허다하게 발표됐으나 그 중에도 1951년「루즈·베네딕트」저『국화와 우』이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일본문화의 양상을 분석, 『수치의 문화』라 규정함으로써 가장 자극이 컸었다.
그래서 50∼60년대의 일본인론 저서들은 대체로「베네딕트」의 문제점과 상당히 공통점을 갖고있다. 그런데 70년 이후에는 정밀한 사회조사에 의하여 종적인 사회성·집단에의 의존도·아첨성·자연과의 조화·충동성 등 일본인의 특성이 지적되는「의식」문제를 주로 다루고있다.
또 국외에서의 일본에 대한 악평도 자성의 계기가 됐다. 71년 미국서 열린 미·일 재계인사 회의에서는 일본 정부와 재계가 한 덩어리가 되어 이익추구만 한다는 뜻에서「일본주식회사」란 말이 나왔고 이 무렵「이커노믹·애니멀」이란 유행어까지 돌았다.
여기서 제시하려는 일본인론은 통계 수리 연구소와 국민성조사위원회가 공동으로 4회에 걸쳐 실시한 일본인의「의견과 태도를 자료로 하여 일본인의 의식변화를 살피려 한다. 이 조사는 53년, 58년, 63년, 68년에 각각 실시한 것인데 결론은「가족」에 관한 의식이 가장 큰 변화를 보이며 반대로「의리·인정」의식이 거의 변치 않았다는 것이다.
즉 변화가 현저한 항목은 ①생활방식 ②수상의 신궁 참배 ③남의 아이를 양자 하겠는가 ④인간다움은 감소되는가 ⑤정치가에 일임하는가 ⑥일본인과 서양인의 우열 등. 변화가 비교적 보이지 않는 것은 ⑦사회규범에 따르는가 ⑧종교를 믿는가 ⑨신앙심은 주요한가 ⑩보살펴주는 과장 ⑪국가와 개인의 행복 ⑫종사하는 일의 가치 ⑬교장의 예복 등이다.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방식에 있어서 첫 조사 때 최고율을 차지했던『청렴결백』이 29%에서 4회 때에 17%로 떨어진 반면『취미에 맞춰』가 21%에서 32%로, 「그날그날 그럭저럭」이 11%에서 20%로 상승됐다. 그리고『열심히 벌어 치부』(15→17%), 『사회봉사』(10→6%), 『명예』(6→3%)등에는 별 반응이 없는 셈.
양자문제에 있어서『양자로 계승시키겠다』는 대답이 53년에는 70%였는데 15년 뒤엔 40%로 격감됐다. 오히려 거부 응답이 16%에서 40%로 늘어난 것은 특히 괄목할만하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간다움이 감소되고 있다는 의견이 30%에서 40%로 늘어 난데 비해 반대 및 불변의견은 35%를 지속하고 있다.
뛰어난 정치가가 나온다면 그에게『일임하겠다』는 응답은 43%에서 30%로 떨어지고 있는데『결코 그에게 맡기거나 국민이 방임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점증, 30%에서 51%로 절반 이상이다.
또 일본인과 서양인의 비교에 있어서『한마디로 말할 수 없다』가 4차에 걸쳐 23% 남짓하다. 그런데『서양인보다 못하다』가 28%에서 11%로 감소된 반면『우수하다』가 20%에서 47%로 급상승했다.
사회규범을 따르는 문제는 찬이 40%내외, 부가 34%내외로 별 변화가 없다.
상사의 두 유형, 즉『규칙을 어겨서까지 무리한 일을 시키지 않지만 사사로이 보살펴 주지 않는 과장』(12%)보다는『때로는 무리하게 일 시키지만 사적인 보살핌을 잘 해주는 과장(84%)』을 의연하게 많이 지지하고 있다.
또 직업을 사회적 가치 면에서 기술자·상인과 학자·예술가를 비교, 『같다』는 대답이 대체로 23%이고 기술자나 상인을 높게 보는 응답이 3%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학자나 예술가에 대한 평가는 21%에서 17%로 하락현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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