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비늘로 「달러」를 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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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갈치비늘을 수출상품으로」-. 비린내나는 갈치비늘과 10여년간 씨름을 해온 정성돌씨 (39)는 이제 연간 3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별각어린박상사 (부산시대교동1가10)의 사장이 됐다.
말만 들어도 반사적으로 코를 막게되는 갈치비늘. 정씨는 아직도 주위에서 「비늘에 미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으나 『쓰레기를 돈으로 바꾸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오히려 의아한 표정.
정씨가 갈치비늘에 첫 흥미를 갖게 된 것은 64년 봄 고기비늘을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신문 한 귀퉁이의 1단 짜리 해외「토픽」난-「매니큐어」「루지」「파운데이션」「로션」 비누, 치약 은단 첨가물 등 무독성의 갈치비늘의 사용처가 많다는 소식이었다.
포항에서 인천에 이르는 바닷가를 몇 차례나 오가며 바다에 마구 떠내버리는 갈치비늘을 모으기 시작, 64년 한 해 동안 그는 2백kg에 이르는 갈치비늘을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갈치비늘은 부산상공회의소 수출진흥부 창구를 통해 65년 「노르웨이」행 수출선에 2만「달러」어치를 첫 선적했다.
다음해에는 일본에서 구체적인 상담이 있었고-.
일본시장에 2차 선적을 끝내면서 정씨는 갈치비늘 수출에 관한 한 제1인자가 되었다. 73년엔 16만「달러」, 74년에는 3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사업이 본궤도에 들어서자 정씨는 69년 영도에 공장을 차려 어린정선 과정을 자기공장에서 거치게 했다. 어육선별·잡물제거·수분제거가 그것. 순도 높은 이 갈치 비늘은 다시 영하40도로 급동결해서 영상2O도로 해동시키는 특수과정을 거치면 진주정이라는 값 높은 품질이 된다.
현재 수출가격은 순도45%가 kg당 30「달러」. 순도 30%는 25「달러」, 순도 15%는 15「달러」.
정씨는 비늘 수집량만 늘어나면 상품수출은 거의 무한대, 하나 수집량이 적어 일본구매자의 수입요청을 다 들어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부산=강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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